2026년 1월 15일 대법원 3부는 장예찬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에서, 여론조사 결과 왜곡 공표 혐의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2심 무죄 판단이 뒤집혀 사건은 부산고등법원으로 돌아갔다. 사실상 대법원이 선거 과정의 왜곡 행위를 정면으로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런데 이 결정 이후에도 장 부원장은 사퇴하지 않았고, 사과도 없었다. 그는 여전히 당 싱크탱크 핵심 직책을 유지한 채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상황이 과연 정상적인 정치 책임의 모습인지, 지금 당과 유권자 모두가 물어야 한다.
대법원이 확인한 것: 숫자가 아니라 인상 왜곡
쟁점은 단순 오기가 아니었다. 당시 선거 여론조사에서 장예찬 후보는 3위였지만, 그는 자신에게 유리한 하위 문항 수치만 떼어내 '당선 가능성 1위'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배치했다. 대법원은 일반 유권자가 이를 전체 조사 1위로 인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즉, 법원이 본 핵심은 '수치 조작' 그 자체보다도, 유권자에게 다른 의미를 주입하도록 설계된 표현 방식이었다. 이는 선거 커뮤니케이션에서 허용될 수 없는 경계선을 넘은 행위로 읽힌다.
이력의 축적이 말해주는 것
장예찬의 정치 경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측 핵심 청년 참모,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막말 및 과거 발언 논란, 공천 취소, 무소속 출마 낙선, 선거법·학력 기재 논란, 1심 유죄, 2심 무죄, 대법원 파기환송으로 이어졌다. 이후 복당과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임명까지 진행됐다.
이 긴 경로에서 유권자가 기대하는 최소한은 해명과 반성, 그리고 책임의 태도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책임의 정치보다 직위 유지의 정치에 가깝다.
왜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자리가 문제인가
여의도연구원은 정당의 정책과 노선을 설계하는 싱크탱크다. 단순 당직이 아니라 정당의 가치와 정당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자리다. 그런 자리의 인사가 법원 판단과 정치적 책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면, 그 부담은 개인을 넘어 당 전체로 번진다.
실제로 당내에서도 임명 당시부터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법적 경고 이후까지 변화가 없다면, '문제 인사 관리'를 넘어 '당의 기준 부재'라는 더 큰 질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정현 사퇴와의 대비가 남긴 질문
같은 당에서 한쪽은 역할 수행의 한계를 이유로 물러났고, 다른 한쪽은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판단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대비는 당의 책임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누구에게만 엄격한지 묻게 만든다.
정치는 법원 판결문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법적 절차와 별개로, 공적 직책에 맞는 윤리적 책임이 존재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버티기'가 아니라 '설명과 결단'이다.
결론: 사퇴는 법률 기술이 아니라 정치 책임이다
장예찬 부원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선거 과정에서의 왜곡 판단에 대해 유권자에게 사과하고, 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공적 직책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그것이 보수 정당이 말해온 책임 정치의 최소 기준이며, 스스로의 재기를 위해서도 필요한 출발점이다.
반성 없는 버팀은 개인의 생존 전략일 수는 있어도, 공당의 윤리로는 정당화되기 어렵다. 당이 결단하지 못한다면 결국 유권자가 결론을 내릴 것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