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대표의 '2선 후퇴' 요구가 연쇄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천 신청 거부를 계기로 소장파와 중진까지 공개 압박에 나섰고, 혁신 선대위 카드와 외부 인사 영입론까지 거론된다. 당의 위기 신호가 이미 내부 경고 단계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해법은 부분 후퇴가 아니다. 책임을 분산하는 절충안으로는 유권자의 불신을 되돌리기 어렵다. 장동혁 대표는 2선 후퇴가 아니라 대표직 사퇴로 정치적 책임을 명확히 져야 한다.
17%는 여론 변동이 아니라 불신임이다
최근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 안팎, 일부 조사에서는 17%까지 밀렸다. 반면 대통령 지지율은 고점을 경신했다. 보수 핵심 지지 기반에서도 균열 신호가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이는 단기 악재가 아니라 지도부 체제 전반에 대한 구조적 불신임으로 읽어야 한다.
정치에서 이런 수치는 단순한 '낮은 성적'이 아니다. 유권자가 현재 리더십의 방향성과 자격을 동시에 부정했다는 집단적 메시지다. 이 메시지에 응답하지 않는 지도부는 선거 이전에 이미 패배를 예약한 셈이다.
'당원이 뽑았다'는 방패는 면책이 아니다
지도부는 "당원 투표로 선출된 대표"라는 정당성을 방어 논리로 내세운다. 민주적 절차의 정당성 자체는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선출 정당성은 통치 정당성과 별개다. 위임은 영구 보장이 아니라 성과와 책임을 전제로 한다.
대표가 이끄는 동안 지지율이 장기간 하락하고, 당내 주요 주자들이 공개적으로 지도부 체제를 문제 삼는 상황이라면, 선출 절차는 더 이상 면책 근거가 될 수 없다. 정당정치는 권한의 출처만큼 결과의 책임을 요구한다.
장동혁 체제가 남긴 결과
장동혁 대표 취임 이후 당은 친윤 노선 논란, 인사 실패, 상징적 퍼포먼스의 역효과, 공천 갈등의 연쇄를 겪었다. 절윤 결의문은 채택됐지만 실질 후속 조치가 부재했고, 핵심 인사 갈등은 오히려 확대됐다. 이정현 공관위원장 사퇴, 오세훈의 공천 거부, 중진 집단 압박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결국 "지금 얼굴로는 선거를 못 치른다"는 내부 발언이 공개화된 것은 우발적 발언이 아니다. 당 조직 내부에서도 현 체제로는 승산이 없다는 인식이 사실상 공유되고 있다는 증거다.
왜 2선 후퇴로는 안 되는가
2선 후퇴는 대표직은 유지한 채 선거 지휘권 일부를 넘기는 방식이다. 겉으로는 혁신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책임의 핵심을 비켜가는 구조다. 대표가 자리를 지키는 한 공천·메시지·조직 운영에서 실질 개입 가능성이 남고, 유권자에게는 "간판만 바꾼 연명"으로 읽힐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17% 책임을 진 리더십이 상단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어떤 혁신 선대위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선거는 기술이 아니라 신뢰의 싸움이다. 신뢰를 잃은 지도부가 뒤로 한 걸음 물러난다고 신뢰가 자동 복원되지는 않는다.
결론: 사퇴만이 시작점이다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관리 가능한 봉합'이 아니라 '명확한 책임 전환'이다. 장동혁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야만 당은 혁신의 출발선을 다시 그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새 간판도 유권자에게 구체제의 연장으로 보일 뿐이다.
지방선거까지 남은 시간은 짧다. 책임을 미루는 하루가 곧 패배 가능성을 키우는 하루다. 2선 후퇴는 지연전술이고, 사퇴는 최소한의 정치적 책임이다. 지금 필요한 결단은 이미 분명하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