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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경제 대책의 빛과 그림자 - 수혜층과 사각지대를 나누는 '보이지 않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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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놓는 경제 대책 발표를 들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화려한 수치와 대상자 규모 뒤에 숨어 있는 '실제 적용 기준'의 복잡함이다. 최근 발표된 일련의 경제 지원책들도 마찬가지다. 청년 주택 지원부터 소상공인 대출, 육아휴직 확대까지 다양한 정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신청 조건을 들여다보면 예상보다 훨씬 까다로운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Scrabble letter tiles on a wooden background forming the word "Policy".
자료 이미지: Pexels / Markus Winkler

청년 주택정책, 누가 실제 수혜자인가

정부의 청년 주택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청년 전세임대는 만 19~39세, 무주택자, 소득 100% 이하(1인 가구 기준 월 259만원)라는 조건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부모 소득과 자산까지 합산한 가구소득 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이다. 즉, 본인 소득이 낮더라도 부모가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실제 계산해보면, 4인 가구 기준 월소득 423만원 이하여야 하고, 자산은 3억 2,5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서울에 집 한 채만 있어도 이 기준을 넘기 쉽다. 결국 정말 도움이 필요한 '중산층 자녀'들은 오히려 사각지대에 놓이는 역설이 발생한다.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서류상으로는 '여유 있는 집안'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소상공인 지원책의 이중 잣대

소상공인 대출 지원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새출발 기금' 명목으로 1,000만원 한도의 저금리 대출을 내세웠지만, 실제 조건은 만만치 않다. 신용등급 6등급 이하, 연체 이력 없음, 사업자등록 1년 이상 유지 등의 조건이 붙는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 중 상당수가 이미 신용등급이 하락했거나 연체 이력이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최근 만난 한 카페 사장은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이미 신용등급이 떨어져 있는데, 신용등급이 좋은 사람만 지원하겠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2023년 새출발 기금 신청자 중 약 30%가 신용등급 미달로 탈락했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계층은 배제되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업자만 혜택을 받는 구조인 셈이다.

육아정책의 '실행 가능성' 점검

육아휴직 확대와 관련된 정책도 현실과 괴리가 크다. 정부는 육아휴직 급여를 최대 300만원까지 인상하고, 사용 기간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여전히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고용보험 가입 1년 이상, 휴직 신청 30일 전 고지 등의 기본 조건 외에도, 실제로는 직장 내 눈치와 복직 후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걸림돌이 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육아휴직 사용자의 70% 이상이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직원이고,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사용률이 5%에도 못 미친다. 제도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이다.

진짜 필요한 곳에 닿지 않는 정책

이런 문제들을 지켜보면서 느끼는 것은, 정부 정책이 '통계상 성과'에만 매몰되어 있다는 점이다. 수혜자 수와 예산 규모를 크게 잡아 발표 효과는 높이지만, 정작 정책이 필요한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소득 구간으로만 지원 대상을 나누는 방식은 한계가 명확하다.

예를 들어,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들은 소득이 불규칙해 기존 기준에 맞추기 어렵다. 월평균 소득은 기준치 이하지만 특정 달에 소득이 몰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반대로 일시적 소득 감소로 실제보다 과도하게 저소득층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2024년 기준 전체 취업자 중 플랫폼 노동자가 220만 명을 넘어섰는데, 이들을 위한 맞춤형 정책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정부 경제 대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복잡한 서류 심사보다는 실질적 필요도를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소득 수준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개별 상황들을 고려하고, 특히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을 위한 별도의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화려한 정책 발표가 아닌,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곳에 실질적 혜택이 닿을 수 있는 정책 설계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