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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경제정책의 선별적 지원, 사각지대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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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연이어 발표한 경제정책 패키지들을 살펴보면, '선별적 지원'이라는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소상공인 특별대출, 청년창업 지원금,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지원 등 각종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작 지원 대상과 조건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상당한 사각지대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Detailed close-up of Indian 500-rupee notes and a 20-rupee coin, highlighting currency details.
자료 이미지: Pexels / Ravi Roshan

숫자로 보는 지원 대상의 현실

정부가 발표한 소상공인 특별대출의 경우, 전체 소상공인 650만 명 중 실제 수혜 대상은 약 180만 명에 불과하다. 지원 조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업력 1년 이상 ▲최근 3개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 ▲기존 대출 연체 이력 없음 ▲신용등급 6등급 이상 등의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된다. 특히 신용등급 조건은 이미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는 높은 벽이 될 수밖에 없다.

청년창업 지원금 역시 마찬가지다. 만 39세 이하, 4년제 대학 졸업자, 창업 경험 3년 미만이라는 조건 하에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하지만, 실제 선발 인원은 전국적으로 1500명에 불과하다. 지원자 대비 선발 비율이 15:1 수준인 셈이다. 더욱이 지원금 지급도 사업계획서 심사 → 1차 지급(30%) → 중간평가 → 2차 지급(40%) → 최종평가 → 3차 지급(30%)의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들

필자가 최근 몇 달간 중소기업 현장을 취재하면서 만난 사업자들의 공통된 하소연은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정작 지원이 필요한 곳에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특히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한 지 1년 미만인 업체 ▲코로나19 이후 창업한 신생기업 ▲가족 경영 소규모 제조업체 등은 대부분의 지원책에서 제외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소상공인의 32%가 개인사업자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연매출 1억원 미만의 영세업체다. 하지만 현재 정부 지원책의 상당수는 법인사업자를 우대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액을 요구하고 있어 정작 지원이 절실한 영세업체들은 혜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형평성 논란과 정책 효과성

문제는 선별적 지원 자체가 아니라, 그 기준의 적절성과 투명성이다. 현재의 지원 기준들을 보면 ▲서류 구비 능력 ▲인터넷 활용 능력 ▲회계 시스템 구축 여부 등이 실질적인 선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결국 이미 어느 정도 체계를 갖춘 업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가는 '마태 효과'를 낳고 있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지원사업의 경우, 신청 과정에서 요구하는 서류만 15종에 달한다. 사업계획서, 재무제표, 고용보험 가입확인서, 전자세금계산서 발급명세서 등을 모두 갖춰 제출해야 하는데, 영세 사업자들에게는 이 자체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이 사업의 수혜업체 중 70% 이상이 종업원 20명 이상의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중소기업으로 나타났다.

실질적 개선 방안은 무엇인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먼저 지원 기준의 단순화가 필요하다. 현재처럼 복잡한 조건들을 나열하기보다는, 매출 규모나 종업원 수 등 핵심 지표 2~3개로 기준을 명확히 하고, 나머지는 간소화해야 한다. 또한 신청 과정에서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오프라인 신청 창구를 확대하고, 서류 작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더 중요한 것은 정책의 사후 평가 시스템이다. 현재 대부분의 지원사업들은 예산 집행률과 선발 인원 수로만 성과를 측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원받지 못한 사업자들의 특성 분석 ▲사각지대 규모 측정 ▲지원 효과의 지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정책의 진짜 목적은 예산을 다 쓰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들을 실질적으로 돕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진정한 효과를 거두려면, '누구를 도울 것인가'만큼이나 '누가 소외되고 있는가'에 대한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선별적 지원이 자칫 '선별적 배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 설계 단계부터 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