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쿠키

[사설] 정부 경제대책의 빛과 그림자 - 지원 기준점 1억 원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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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발표한 민생회복지원금과 소상공인 지원책이 시행된 지 6개월여가 지났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왜 우리는 지원 대상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 경제대책의 수혜 대상과 사각지대를 면밀히 살펴보면, 단순한 소득 기준선이 만들어낸 예상치 못한 불공정이 드러난다.

Wooden letter blocks spelling tariffs, China, and USA representing trade relations.
자료 이미지: Pexels / Markus Winkler

연매출 1억 원, 그 기준의 역설

정부는 소상공인 지원 기준을 연매출 10억 원 이하로 설정했다. 그런데 실제 혜택의 핵심은 연매출 1억 원을 기점으로 나뉜다. 연매출 5천만 원 미만 사업자에게는 최대 300만 원, 5천만 원~1억 원 미만에는 200만 원, 1억 원 이상에는 100만 원이 지원된다.

문제는 이 기준선 근처에 있는 사업자들이다. 예를 들어 연매출 9천만 원인 치킨집 사장과 1억 1천만 원인 분식집 사장의 실제 순이익은 거의 비슷하지만, 받는 지원금은 2배 차이가 난다. 월세 300만 원, 인건비 200만 원을 제하면 실질 소득은 오히려 매출이 적은 쪽이 더 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사각지대에 놓인 '애매한 계층'들

더 심각한 문제는 완전히 배제된 계층들이다. 프리랜서 중에서도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소득자로 분류되는 이들, 특수고용직 중에서도 소득이 일정 기준을 넘는 이들은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한다. 배달 라이더 중에서도 월 250만 원 이상 버는 이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난 3년간 여러 경제위기 상황을 취재하면서 느낀 점은, 정책의 사각지대는 항상 '기준선 근처'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 기준이 만들어내는 불합리함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득 신고가 불완전한 자영업자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서류상 소득과 실제 생활 수준 사이의 괴리가 크다.

지원 신청 과정의 현실적 장벽

정부는 '원스톱 온라인 신청'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서류 준비가 필요하다. 소상공인의 경우 최근 3개월 매출 증빙, 임대차 계약서, 고용보험 가입 증명서 등 최소 7~8가지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60대 이상 자영업자들에게는 여전히 높은 진입 장벽이다.

실제 신청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보면 이렇다. ①정부24 사이트 접속 → ②공동인증서 또는 네이버/카카오 인증 → ③사업자등록증 첨부 → ④매출 신고서 3개월치 첨부 → ⑤임대차 계약서 첨부 → ⑥신청서 작성 완료. 이 과정에서 평균 30~40분이 소요되며, 서류 미비로 인한 반려율이 15%에 달한다.

효과적인 지원을 위한 제언

경제대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경직된 소득 기준보다는 업종별,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차등 지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임대료가 높은 강남구의 연매출 8천만 원 카페와 임대료가 저렴한 지방 소도시의 연매출 1억 2천만 원 카페는 실제 경영 여건이 완전히 다르다.

또한 신청 과정의 디지털 격차 해소도 시급하다. 각 지역의 상공회의소나 주민센터에서 찾아가는 신청 도우미 서비스를 확대하고, 필요 서류를 간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정책의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서는 경직된 기준선보다는 구간별 차등 지원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정부 경제대책이 진정한 민생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숫자로만 설계된 정책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지원의 형평성과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정교한 정책적 고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