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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경제대책의 명암 - 촘촘한 지원과 넓어지는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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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이어 내놓은 경제대책들이 시행 한 달여를 맞으면서, 수혜 대상과 사각지대가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K-패스 교통비 할인, 청년도약계좌 확대,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 등 개별 정책들은 분명 해당 계층에겐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지만, 정작 가장 절실한 계층은 여전히 손 닿지 않는 곳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crabble letter tiles on a wooden background forming the word "Policy".
자료 이미지: Pexels / Markus Winkler

수혜 대상의 명확한 윤곽

먼저 정부 대책의 수혜 대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K-패스의 경우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반인은 월 최대 6만원, 청년·저소득층은 월 최대 12만원까지 교통비를 돌려받는다. 서울 지하철 기준 1회 370원이니, 월 30회 이용 시 일반인은 3,330원(30%), 청년은 6,660원(60%)을 할인받는 셈이다.

청년도약계좌는 만 19~34세 개인소득 6천만원 이하(부부합산 1억2천만원 이하) 청년이 월 70만원씩 5년간 납입하면 정부가 월 6만원(연 6%)을 매칭해준다. 5년 후 원리금 합계는 약 5천만원에 달한다. 소상공인 금융지원의 경우 코로나19 관련 대출 1,600조원 중 약 400조원의 만기를 1~3년 연장해주는 것이 골자다.

계층별 체감 효과의 격차

하지만 이런 대책들의 실제 수혜 효과는 계층별로 천차만별이다. 기자로 일하며 다양한 정책 현장을 취재해온 경험을 돌이켜보면, 정부 지원책의 '역설적 수혜구조'가 반복되는 것을 목격해왔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청년층은 도약계좌의 월 70만원 적립이 가능하지만,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잇는 청년에겐 그림의 떡이다.

K-패스 역시 마찬가지다. 정기적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에겐 확실한 혜택이지만, 일용직이나 프리랜서처럼 불규칙한 이동 패턴을 가진 이들은 월 15회 이용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특히 택시나 자가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교통 소외지역 거주민들은 아예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진짜 취약계층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작 도움이 절실한 계층이 지원 대상에서 빠지는 현실이다. 개인사업자 중에서도 연매출 8천만원 이하 영세사업자들은 코로나19 대출 자체를 받지 못했던 경우가 많아 이번 만기연장 혜택과도 무관하다. 이들은 대신 개인 신용대출이나 카드론으로 버텨왔는데, 현재 연 10~20%대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다.

1인 가구 중에서도 월소득 150만원 이하 기초생활수급 경계층은 각종 지원책의 소득 기준을 애매하게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개인소득 6천만원 이하라는 기준이 있지만, 실제로는 월 70만원을 적립할 여유가 없는 청년들이 다수다. 정부 추산으로는 대상자가 100만명이지만, 실제 신청자는 40만명에 그쳤다.

정책 설계의 구조적 한계

이런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이유는 정책 설계 단계에서의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제대책이 '기존 제도 개선' 방식으로 설계되면서, 제도 밖에 있던 사람들은 여전히 소외되고 있다. 금융기관과 연계된 지원책들은 신용등급이나 소득증빙이 가능한 계층에게 유리하게 작동한다.

특히 각 부처별로 분산된 정책 시행으로 인해 수혜자 간 중복 지원과 사각지대 동시 발생이라는 모순적 상황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대기업 정규직 청년은 K-패스, 청년도약계좌, 청년 전용 전세대출 등 여러 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있지만, 비정규직 중년은 어떤 지원도 받기 어려운 구조다.

결국 현재의 경제대책은 '중간계층 안정화'에는 효과적이지만, '양극화 해소'라는 근본 목표 달성에는 한계가 있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소득 기준보다는 실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계층을 직접 타겟팅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가 자화자찬하는 정책 성과 뒤에 가려진 그림자를 직시할 때, 비로소 진정한 경제 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