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쿠키

[사설] 정부 경제 대책의 수혜 맵핑 - 도심 중산층과 농촌 서민층 사이의 온도차

썰쿠키

정부가 연일 쏟아내는 경제 대책들을 보며, 지난해 한 지방 중소도시에서 만난 40대 자영업자의 말이 떠오른다. "정부가 지원한다는 건 TV에서만 보고, 정작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디서 어떻게 신청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최근 발표된 일련의 경제 정책들을 살펴보면, 이 같은 현실과 정책 간 괴리가 여전히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Detailed close-up of Indian 500-rupee notes and a 20-rupee coin, highlighting currency details.
자료 이미지: Pexels / Ravi Roshan

정부는 올해 들어 중소기업 금융지원 확대, 청년 창업 지원, 서민 금융 접근성 개선 등을 골자로 한 경제 대책을 연달아 내놓았다. 표면적으로는 포용적 성장을 표방하지만, 실제 수혜 구조를 들여다보면 예상과 다른 양상이 드러난다.

도심 중심의 수혜 구조, 명확한 한계

먼저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지원 사업을 보자. 정부는 올해 3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중소기업의 디지털화를 돕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원 대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매출 10억원 이상', '상시근로자 5명 이상', '최근 3년간 적자 경험 없음' 등의 조건이 붙는다.

이를 단순 계산해보면, 전국 중소기업 약 328만개 중 실제 지원 대상은 15% 내외에 불과하다. 더욱이 신청 절차가 온라인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디지털 접근성이 떨어지는 소상공인들은 사실상 배제될 수밖에 없다. 서울 강남구의 한 IT 스타트업 대표가 "정부 지원금 신청이 이렇게 쉬울 줄 몰랐다"고 말하는 동안, 경북 안동의 한 전통시장 상인은 "컴퓨터도 잘 못 다루는데 어떻게 신청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한다.

청년층 내부의 이중 구조

청년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의 '청년 도약 계좌'는 연소득 3600만원 이하 청년에게 월 70만원까지 5년간 적립 시 정부가 1:1 매칭 지원하는 제도다. 표면적으로는 서민 청년을 위한 정책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월 70만원을 5년간 꾸준히 적립할 수 있는 청년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실제로는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청년들만이 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아르바이트와 단기 계약직을 전전하는 청년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지난해 이 제도 가입자 분포를 보면, 서울·경기 거주자가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지방 청년들의 상대적 소외가 수치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사각지대 발굴의 구조적 한계

정책 설계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발굴 가능한 대상'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정부 부처들은 성과 측정이 용이한 대상, 즉 사업자등록을 한 업체나 금융기관 거래 이력이 있는 개인에게 집중한다. 반면 진짜 도움이 필요한 계층은 애초에 정책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몇 년간 지방 소상공인들과 대화를 나눠보면서 느낀 점은, 이들 대부분이 정부 정책의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알더라도 복잡한 신청 절차 때문에 포기한다는 것이다. 특히 50대 이상 자영업자들의 경우, 온라인 신청이 기본인 현 시스템에서는 사실상 배제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닿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실질적 개선 방향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정책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계층을 위한 오프라인 창구를 대폭 확대하고, 동주민센터나 농협 지점 같은 생활밀착형 기관을 통한 신청 대행 서비스를 도입해야 한다.

둘째, 지원 대상 기준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현재처럼 매출이나 소득 기준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지역별 경제 여건이나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차등 기준이 필요하다. 서울 강남과 전남 고흥의 동일 매출 1억원이 갖는 의미는 전혀 다르다.

마지막으로, 정책 효과 측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 지원 금액이나 수혜자 수 같은 양적 지표보다는, 실제로 어려움에 처한 계층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정부 경제 대책이 진정한 효과를 발휘하려면, 화려한 포장지 너머 실제 내용물이 누구에게 전달되는지를 냉정히 살펴봐야 한다. 정책의 온기가 정작 추위에 떨고 있는 이들에게 닿지 못한다면, 그 정책은 실패작이라 봐야 마땅하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