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경제 대책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누가 혜택을 받고, 누가 소외되는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각종 지원책이 쏟아졌음에도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별 기준의 함정, 소득 8분위의 역설
정부 지원책의 가장 큰 문제는 획일적인 소득 기준이다. 예를 들어 최근 발표된 에너지 바우처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소득 8분위(월 소득 약 450만원)까지도 에너지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8분위 가구의 월평균 광열비는 16만원으로, 이는 전체 지출의 3.2%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들은 '중산층'이라는 이유로 대부분의 지원에서 제외된다.
필자가 지난해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소상공인은 "매출 5000만원이 넘어서 소상공인 지원금에서 탈락했지만, 임대료와 인건비를 빼고 나면 실제 소득은 월 200만원도 안 된다"며 하소연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매출액 기준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였다.
부동산 정책, 1억원의 마지노선
부동산 관련 지원책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된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의 경우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또는 8500만원) 이하를 조건으로 하는데, 이는 통계청 기준 소득 9분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정작 1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2000만원의 자기자본이 필요하고, 대출 한도 8000만원에 대한 월 상환액만 40만원이 넘는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부모 찬스 없이 1억원의 자기자본을 모으려면 월 50만원씩 저축해도 16년 8개월이 걸린다. 결국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층은 극히 제한적이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실질적 대안
정부는 지원 대상을 확대하되, 지원 강도를 차등화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에너지 바우처의 경우 ▲기초수급자 월 20만원 ▲차상위계층 월 15만원 ▲소득 6분위 이하 월 10만원 ▲소득 8분위 이하 월 5만원 형태로 단계별 지원이 가능하다.
또한 소득 기준과 함께 자산 기준을 병행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기초연금의 경우 소득인정액 202만원(단독가구) 기준을 적용하지만, 여기에는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이 모두 포함된다. 이런 방식을 다른 지원책에도 확대 적용하면 형평성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정책 효과성 제고를 위한 제언
무엇보다 지원책의 실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비용을 줄여야 한다. 현재 각 부처별로 흩어진 지원책들을 통합 플랫폼에서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소득·재산 조회를 자동화하면 연간 수백억원의 행정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정부는 또한 지원책의 사후 효과 분석을 체계화해야 한다. 각 정책별로 ▲신청자 수 대비 수혜자 비율 ▲소득분위별 혜택 분포 ▲정책 만족도를 분기별로 공개하여 정책 개선의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결국 경제 대책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돈을 풀었느냐가 아니라,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절한 지원이 전달되었느냐로 판단되어야 한다. 선별과 보편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