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경제 대책들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민생안정 패키지, 중소기업 지원책, 청년 창업 지원 등 화려한 정책명들이 쏟아지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그래서 나는 뭘 받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수혜 대상의 기준이 복잡하고, 사각지대는 여전히 넓기 때문이다.

복잡한 수혜 기준, 간단하지 않은 현실
최근 발표된 소상공인 대상 경영안정자금의 경우, 수혜 기준이 매우 구체적이다. 연 매출 10억 원 이하, 업력 1년 이상, 신용등급 6등급 이내, 기존 정책자금 연체 이력 없음 등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여기서 문제는 '연 매출 10억 원'이라는 기준이다. 월 평균 8,300만 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소상공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소상공인의 약 15% 수준이다.
더욱 까다로운 것은 신용등급 조건이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들의 평균 신용등급이 하락한 상황에서, 6등급 이내를 유지하고 있는 소상공인은 전체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결국 실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전체 소상공인의 10% 내외로 추정된다. 나머지 90%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청년 정책의 이중 잣대
청년 대상 정책도 마찬가지다. 청년 창업 지원금의 경우 만 39세 이하, 대학 재학 또는 졸업 후 3년 이내, 창업 아이템의 혁신성 인정 등의 조건이 붙는다. 하지만 정작 지원이 필요한 청년들은 이런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거나, 졸업 후 3년이 지났거나, 혁신적이지 않은 '평범한' 사업을 하려는 청년들은 배제된다.
필자가 최근 만난 한 청년 사업자는 이런 말을 했다.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내가 청년이면서 동시에 대학생이어야 하고, 창의적이어야 하고, 신용도 좋아야 한다. 그런 조건을 다 갖춘 사람이 과연 정부 지원이 필요할까요?" 이 질문에서 현재 정책의 모순점이 드러난다. 지원이 가장 필요한 사람과 지원받을 수 있는 사람 사이의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사각지대의 구체적 계산법
정부 경제 대책의 사각지대를 계산해보면 그 규모가 상당하다. 전체 자영업자 570만 명 중 각종 지원책의 중복 수혜를 제외하고 실제 혜택을 받는 비율은 25% 내외로 추정된다. 나머지 75%인 약 427만 명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중간 소득층'이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대상 지원책에는 소득이 높아 해당되지 않고, 중산층 대상 정책에는 소득이 낮아 제외되는 계층이다. 4인 가족 기준 월소득 400만~600만 원 구간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전체 가구의 약 30%를 차지하지만 대부분의 정책에서 배제된다.
실행 과정에서 생기는 또 다른 장벽
수혜 대상에 포함되어도 실제 지원을 받기까지는 또 다른 관문이 있다. 서류 준비부터 시작해서 온라인 신청, 심사, 승인까지의 과정이 복잡하다.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신청을 위해서는 사업자등록증, 재무제표, 신용조회서, 사업계획서 등 최소 8가지 서류가 필요하다.
더 큰 문제는 정보 접근성이다. 정부는 다양한 채널로 정책을 홍보한다고 하지만, 정작 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층일수록 정보 접근이 어렵다. 온라인 신청이 기본인 상황에서 디지털 소외계층은 자연스럽게 배제된다. 50세 이상 자영업자의 30%는 온라인 신청 자체를 포기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결국 정부 경제 대책의 진짜 효과를 높이려면 수혜 기준의 단순화와 함께 사각지대에 대한 세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지원이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이 가지 않는다면, 아무리 큰 예산을 투입해도 정책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책의 화려함보다는 실질적 도달률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