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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대책의 명암, 혜택받지 못하는 계층을 위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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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발표한 일련의 경제 대책들이 시행되고 있다. 금리 인하, 부동산 규제 완화, 중소기업 지원책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이 동원됐지만, 정작 이런 정책들이 누구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는지 냉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들이 오히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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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이미지: Pexels / Atlantic Ambience

금리 인하의 역설, 혜택받는 자와 소외되는 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대출자에게는 분명한 혜택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5%에서 4.2%로 0.3%포인트 하락했다면, 3억원 대출자의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이 약 90만원 줄어든다. 하지만 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이미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거나, 대출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신용도를 갖춘 계층에 한정된다.

반면 예금자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1년 정기예금 금리가 3.2%에서 2.9%로 떨어지면서, 1000만원을 예치한 서민의 연간 이자 수입은 30만원 감소했다. 부동산 투자 여력이 없어 예금에만 의존하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에게는 실질적인 소득 감소를 의미한다. 필자가 최근 만난 한 60대 자영업자는 "대출받아 사업하는 사람들은 좋겠지만, 성실히 모은 돈으로 근근이 사는 우리는 갈수록 힘들어진다"며 하소연했다.

부동산 정책, 이미 가진 자들의 잔치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종부세 완화, LTV·DTI 규제 완화 등은 모두 부동산을 이미 소유했거나 구매할 능력이 있는 계층에게만 의미가 있다. 실제로 규제 완화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0% 증가했지만, 평균 거래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

문제는 무주택자들의 상황이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한도가 9억원으로 상향 조정됐지만, 정작 전세 물량은 줄어들고 전세가는 오르고 있다. 서울 2억원 이하 전세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반면, 월세 전환 비율은 30%까지 치솟았다. 청년층과 신혼부부들이 체감하는 주거비 부담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 지원책의 현실과 한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자금 확대도 실상을 들여다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정부는 올해 정책자금 규모를 전년 대비 15% 늘린 120조원으로 확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자금에 접근할 수 있는 업체들은 제한적이다.

정책자금 대출 승인률을 보면, 매출 50억원 이상 기업은 78%인 반면 10억원 미만 소상공인은 42%에 그쳤다. 신용등급 6등급 이하 업체의 승인률은 더욱 낮다. 결국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중견·중소기업은 더 저렴한 자금을 조달하게 되고, 정말 어려운 영세업체들은 여전히 고금리 사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필자가 취재했던 한 제조업 소상공인은 "서류만 20가지가 넘고, 담보도 요구하면서 무슨 지원이냐"며 푸념했던 기억이 난다. 정책의 취지는 좋지만 실행 과정에서 정작 도움이 필요한 계층이 배제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 설계 필요

경제 정책의 효과를 높이려면 수혜 대상을 명확히 하고,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소득 하위 30% 계층을 위한 직접적인 지원 방안이 강화돼야 한다. 현재의 정책들이 '낙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 실제로는 '역낙수'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예금자 보호를 위한 최저금리 보장제도, 무주택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대,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별도의 간편 대출 창구 신설 등이 검토될 수 있다. 또한 정책 효과를 소득 구간별, 자산 규모별로 세분화해서 평가하고, 사각지대 발생 시 즉각 보완하는 모니터링 체계도 필요하다.

경제 정책이 진정한 성과를 거두려면 모든 계층이 그 혜택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정책들이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사이의 격차를 더욱 벌려놓는다면, 이는 정책의 실패나 다름없다. 정부는 화려한 수치 발표에 앞서 정책의 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