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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 대책의 빛과 그림자,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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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이어 발표하는 경제 대책들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몇 달간 부동산 규제 완화, 금리 인하 정책, 소상공인 지원책 등이 쏟아졌지만, 실제 수혜자와 정책 사각지대를 들여다보면 우려스러운 단면이 드러난다.

Two businessmen in formal suits discussing at a conference table.
자료 이미지: Pexels / Werner Pfennig

부동산 대책, 진짜 수혜자는 누구인가

정부는 지난달 주택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축소,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실제 수혜자를 계산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서울 강남 3구 기준으로 재건축 대상 단지 거주민 약 12만 가구 중 실거주자는 60% 수준인 7만여 가구다. 나머지 40%는 투자 목적 보유자들이다. 규제 완화로 인한 시세 상승 효과를 가장 크게 누리는 것은 바로 이들 투자자들이다. 반면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들에게는 진입 장벽만 더 높아졌다.

기자로 일하며 부동산 정책을 수차례 다뤄봤지만, 이번만큼 수혜 대상이 명확히 갈린 적은 없었다. 2020년 대출 규제 당시에도 논란이 있었지만, 적어도 실수요자 보호라는 명분은 있었다. 지금의 정책 방향을 보면 '집값 안정'보다는 '건설경기 부양'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금리 정책의 이중 효과

한국은행의 연속 금리 인하도 마찬가지다. 기준금리가 연 3.25%에서 3.0%로 내려가면서 대출 금리도 함께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기준 약 0.2%포인트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5억원 대출 기준으로 연간 100만원의 이자 부담이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이 혜택의 70%는 이미 주택을 보유한 계층이 가져간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 상위 30% 가구가 전체 대출액의 67.3%를 차지한다. 반대로 무주택자나 1주택 실거주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혜택을 받는다. 더욱이 예금 금리 하락으로 목돈을 모으는 서민들의 이자소득은 줄어들고 있다.

소상공인 지원, 실효성에 의문

소상공인 지원책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최대 3000만원 규모의 새희망자금과 임대료 지원을 발표했다. 하지만 신청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 실제 수혜자는 제한적이다.

새희망자금 신청 기준을 보면 매출 감소율 10% 이상, 연 매출 15억원 이하, 업력 6개월 이상 등 복합적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43%가 하나 이상의 조건에서 탈락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창업한 신규 사업자들은 업력 조건 때문에 아예 신청조차 할 수 없다.

지원금 지급 과정도 문제다. 신청부터 실제 입금까지 평균 45일이 걸린다. 당장 임대료와 인건비에 허덕이는 소상공인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나 다름없다. 실시간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장의 목소리와 정책 실행 간의 간극이 여전히 크다.

정책 사각지대, 가장 취약한 곳

가장 심각한 것은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이다. 청년 세대, 비정규직 노동자, 1인 가구 등은 대부분의 경제 정책에서 배제되고 있다. 이들은 주택 대출 자격도 안 되고, 사업자등록도 없어 소상공인 지원도 받을 수 없다.

특히 월세 거주 청년층의 경우 전세자금대출 완화 정책과도 무관하다. 전세보증보험 가입 조건조차 까다로워 대부분이 보증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억원 이하 전세의 경우 보증보험료가 연 0.15%지만, 소득 입증과 신용등급 조건이 엄격해 실질적 접근성은 낮다.

경제 정책이 '선별적 지원'에서 '보편적 효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 정책 입안자들이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매크로 지표 개선보다는 실제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때다.

결국 경제 대책의 성패는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가'로 판단해야 한다. 지금의 정책들이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는지, 정부는 냉철한 점검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한 촘촘한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