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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경제정책의 명암 - 선택과 배제의 경계선을 다시 그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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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경제정책 패키지가 시행된 지 1년여가 지났다. 민생안정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그 효과와 한계가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단비 같은 정책이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수혜층의 명확한 윤곽

정부 경제정책의 가장 큰 수혜층은 중산층과 기업들이었다. 주택구입 지원 정책의 경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완화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상향조정으로 실질적인 혜택을 본 계층은 주로 일정 소득 이상의 중산층이었다. 이들은 완화된 대출 규제를 통해 내집마련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기업 지원책 역시 마찬가지다. 연구개발(R&D) 세액공제 확대, 투자세액공제 강화 등의 정책은 주로 중견기업 이상의 규모를 가진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들이다. 이미 일정 규모의 투자 여력과 연구개발 인프라를 갖춘 기업들에게는 분명한 도움이 되었지만, 영세사업자나 소상공인들에게는 접근조차 어려운 정책들이었다.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들

반면 정작 도움이 절실한 계층들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 청년층의 경우 청년도약계좌와 같은 일부 정책이 있지만, 정작 임금 수준이 낮아 저축 여력이 부족한 청년들에게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 70만원씩 5년간 적립해야 하는 청년도약계좌는 이미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청년들만이 활용할 수 있는 제도인 셈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부채와 인건비 상승, 임대료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책은 대부분 일회성이거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의 소상공인들은 디지털 전환 지원이나 온라인 판로 개척 등의 정책 혜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정책 설계의 근본적 문제점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정책 설계 단계에서부터 나타난다. 대부분의 경제정책이 '규모의 경제'나 '임계점' 개념을 기반으로 설계되면서,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가진 계층만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주택정책에서 일정 금액 이상의 주택구입자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기업지원책에서 최소 투자 규모를 설정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또한 정책의 전달체계 역시 문제가 있다. 복잡한 신청 절차와 까다로운 자격 요건, 디지털 격차 등으로 인해 정작 도움이 필요한 계층일수록 정책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정보력'과 '경제력'을 갖춘 계층만이 선별적으로 혜택을 받는 결과를 낳고 있다.

포용적 경제정책을 위한 제언

진정한 경제회복과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정책의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해야 한다. 먼저 정책 수혜의 기준을 '규모'가 아닌 '필요'로 바꿔야 한다. 소득 하위계층이나 영세사업자들을 위한 맞춤형 정책을 별도로 설계하고, 이들이 실제로 접근할 수 있는 간소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정책의 지속성도 중요하다. 일회성 지원책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도울 수 있는 구조적 개선책이 필요하다. 소상공인을 위한 디지털 교육과 컨설팅, 청년층을 위한 실질적인 취업 지원과 주거 안정 대책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경제정책은 단순히 성장률 숫자를 높이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모든 국민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경제정책의 목표여야 한다. 현재의 정책 사각지대를 면밀히 점검하고, 소외된 계층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