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이어 내놓는 경제 대책들이 화제다. 소상공인 지원금, 청년 지원책, 중소기업 금융 완화 등 굵직한 정책들이 줄지어 발표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받는 사람만 받는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지원 정책의 수혜 대상과 사각지대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우리 경제 정책의 구조적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소상공인 지원, 업종별 차별이 심각하다
최근 발표된 소상공인 재기지원금의 경우, 매출 감소율 20% 이상이라는 기준이 적용된다. 하지만 이 기준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업종별 편차가 크다. 음식점업의 경우 국세청 카드매출 데이터로 비교적 쉽게 확인이 가능하지만, 제조업이나 도·소매업은 매출 증빙이 복잡해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인 계산을 해보자. 연매출 3억원인 소상공인이 작년 대비 25% 매출이 감소했다면, 감소액은 7,500만원이다. 하지만 지원금은 최대 1,000만원에 불과하다. 실제 손실의 13% 수준인 셈이다. 더 문제는 이마저도 받기 어려운 업종들이 있다는 점이다.
청년 지원책의 '나이 장벽'과 소득 기준의 맹점
청년 지원 정책들도 마찬가지다.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만 19~34세, 개인소득 3,600만원 이하라는 기준을 적용한다. 하지만 35세가 된 순간 지원에서 배제되고, 3,600만원을 1원이라도 초과하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특히 프리랜서나 1인 사업자의 경우 소득 변동이 크기 때문에, 한 해 소득이 기준을 초과했다고 해서 경제적 여유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필자가 지난해 만났던 한 청년 창업가는 사업 첫해 매출 5,000만원을 기록했지만, 실제 순이익은 3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소득 기준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청년 지원 프로그램에서 배제됐다. 매출과 소득을 구분하지 않는 경직된 기준이 만든 불합리한 결과였다.
중소기업 금융지원, 담보 능력에 따른 차별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자금 지원도 문제가 있다. 정부는 연 2%대 저금리로 운영자금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실제 대출 실행 과정에서는 담보 제공 능력이 결정적 요소가 된다. 신용등급 6등급 이하 기업은 아예 신청 자격에서 제외되고, 업력 3년 미만 기업은 별도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한국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를 받을 수 있다면 상황이 나아지지만, 보증 한도는 기업 규모와 신용도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연매출 10억원 규모 제조업체의 경우 최대 8억원까지 보증이 가능하지만, 연매출 2억원 서비스업체는 최대 1억5,000만원이 한계다. 정작 자금이 절실한 영세기업일수록 지원 규모가 작아지는 모순적 구조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 개선 방향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몇 가지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기준 마련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매출 확인 방식을 달리하고, 업종별 평균 피해 규모를 고려한 지원 규모 조정이 필요하다.
둘째, 소득 기준의 탄력적 적용이다. 연간 소득이 아닌 월평균 소득으로 기준을 변경하거나, 전년도 소득과 비교해 급감한 경우 예외 적용을 허용해야 한다. 셋째, 신용등급 중심의 평가 시스템 개선이다. 업력이 짧더라도 사업 전망이 밝은 기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 경제 대책이 진정한 효과를 거두려면 '모든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는 구호에서 벗어나 '정말 필요한 사람을 위한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촘촘한 듯하지만 실제로는 성긴 현재의 지원 체계로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다. 정책의 실효성은 수혜자 숫자가 아니라 사각지대 해소 여부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