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쿠키

[사설] 정부 경제대책 수혜의 명암 - 3분 거리 차이로 갈리는 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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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발표한 민생회복 지원금과 소상공인 대상 정책금융 확대 방안이 시행 한 달을 맞으면서, 실제 수혜 현황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표면적으로는 25조원 규모의 지원책이 발표되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더욱 문제적인 것은 동일한 조건의 사업자라도 행정구역 경계나 업종 분류 기준에 따라 지원 여부가 갈리는 현실이다.

Wooden letter blocks spelling tariffs, China, and USA representing trade relations.
자료 이미지: Pexels / Markus Winkler

수혜 대상의 구체적 기준, devil is in the details

민생회복지원금의 경우 기준중위소득 75% 이하 가구가 대상이다. 4인 가구 기준으로 월소득 406만원 이하면 1인당 25만원을 지급받는다. 하지만 여기서 소득 계산은 작년 건강보험료 납부액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는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작년에는 소득이 높았지만 올해 사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소상공인 정책금융의 경우 더욱 복잡하다. 새희망홀씨대출 한도가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되었지만, 신청자격 요건이 까다롭다.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이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여야 하고, 기존 대출 연체 이력이 없어야 한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연체를 경험한 소상공인들이 상당수라는 점이다. 결국 정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은 배제되고,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층만 혜택을 보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행정구역과 업종 분류의 함정

더욱 기이한 현상은 지역별 차등 지원에서 나타난다. 예를 들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된 숙박업의 경우, 서울 강남구의 모텔과 경기 용인시의 펜션이 동일한 지원을 받지만, 바로 옆 동네인 강남구와 서초구 경계에 있는 유사업소들 간에도 지원 금액이 다르게 적용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는 행정편의적 기준 설정의 한계를 보여준다.

필자가 직접 확인한 바로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 '기타 개인서비스업'으로 분류되는 업종들의 경우 실질적인 업무 내용과 관계없이 지원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강남구 논현동의 한 미용실과 3분 거리에 있는 서초구의 미용실이 동일한 매출 감소를 겪었음에도 지원금액이 200만원 차이 나는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서 정책 설계 단계에서의 현실 감각 부족을 절감하게 된다.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실상

가장 심각한 문제는 프리랜서와 영세 자영업자들이다.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일하는 우버 기사, 배달 라이더, 가사도우미 등은 아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의 규모는 통계청 기준으로 약 220만명에 달한다. 또한 1인 법인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에도 개인사업자 지원책과 중소기업 지원책 사이에서 애매한 위치에 놓여 실질적인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가족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분산시킨 경우다. 부부가 각각 치킨집과 분식점을 운영하면서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생계 단위인데도, 각각 별도 사업자로 취급되어 중복 지원을 받는 경우가 있는 반면, 진짜 영세한 1인 사업자는 지원 기준을 맞추지 못해 배제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매출액 기준만으로는 실질적인 생활고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질적 개선안과 정책 방향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실시간 소득 파악 시스템의 구축이다. 작년 건보료 기준이 아닌, 최근 3개월간의 카드매출이나 현금수입 감소율을 기준으로 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국세청의 현금영수증 시스템과 카드사 매출 데이터를 연동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또한 행정구역 기준이 아닌 생활권 단위의 지원 방식을 도입하여 불합리한 경계선 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업종 분류의 세분화도 시급하다. 현재의 한국표준산업분류는 1990년대에 만들어진 기준으로, 플랫폼 경제나 1인 창조기업 같은 신생 업종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 지원 정책만큼은 실질적인 업무 내용과 피해 정도를 기준으로 재분류할 필요가 있다. 결국 정부 정책의 실효성은 세밀한 현실 인식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