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발표한 경제대책들이 연이어 시행되고 있지만, 정작 지원이 필요한 계층이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부터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소상공인 대출 연장까지 다양한 대책이 쏟아지지만, 실제 수혜자는 누구이며 배제되는 이들은 왜 생기는 것일까.

수치로 보는 지원 대상의 현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 약 1,400만명이 대상이다. 하지만 소득인정액 기준선(4인 가구 월 180만원)을 1만원만 초과해도 지원에서 제외된다. 실제로 월 181만원을 버는 4인 가구는 지원 대상에서 빠지지만, 이들의 실질 생활 수준은 180만원 가구와 큰 차이가 없다.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는 월 300kWh 이하 사용 가구에 kWh당 5원을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300kWh는 여름철 에어컨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수준으로, 실제 전기요금 부담이 큰 400~500kWh 사용 가구는 혜택에서 제외된다. 더욱이 5원 할인으로는 월 1,500원 절약이 전부다.
소상공인 지원의 구조적 한계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과 금리 인하 정책은 기존 대출자에게는 숨통을 트여주지만, 신규 창업자나 추가 자금이 필요한 사업자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연 매출 10억원 이하 소상공인 중에서도 기존 정책자금 대출 이력이 있는 약 280만명만이 대상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신규 창업한 사업자들이다. 이들은 기존 대출 연장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일반 시중은행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데, 현재 소상공인 신용대출 금리는 연 7~9%에 달한다. 반면 정책자금 연장 대상자들은 연 3~4% 금리 혜택을 받는다.
중산층 사각지대의 확산
가장 심각한 문제는 '중산층 사각지대'의 확산이다. 소득 상위 70% 구간에 속하지만 실질 생활수준은 어려운 계층이 늘고 있다. 4인 가구 기준 월소득 400~600만원 구간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종 지원 정책에서 제외되지만,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으로 실제 가처분소득은 크지 않다.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 5억원 기준으로 월 전세자금대출 이자만 200만원이 넘는다. 여기에 사교육비 월 100만원, 생활비 150만원을 더하면 월 450만원이 필요하다. 세후 월 400만원을 버는 가구는 오히려 적자가 발생하지만, 정부 지원에서는 '고소득층'으로 분류된다.
선별 기준의 재검토가 시급하다
문제의 근본은 경직된 소득 기준선과 지역별 생활비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책 설계에 있다. 서울과 지방의 생활비 격차가 30% 이상 나지만, 지원 정책의 소득 기준은 전국 동일하다. 또한 자산 보유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하우스 푸어' 같은 새로운 취약계층을 놓치고 있다.
효과적인 경제대책을 위해서는 △지역별 생활비 격차를 반영한 차등 기준 적용 △자산과 소득을 종합한 실질 생활수준 평가 △정책 간 연계성 강화를 통한 사각지대 최소화가 필요하다. 단순한 소득 기준선보다는 실질 구매력과 생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새로운 평가 체계 도입을 검토해야 할 때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