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발표한 경제대책들이 연일 화제다. 민생안정 패키지, 중소기업 지원책, 청년 창업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 수혜 대상과 지원 기준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허점이 많다. 특히 지원 대상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계적 기준 적용은 정작 도움이 필요한 계층을 소외시키는 역설을 낳고 있다.

수치로 본 수혜 대상의 현실
정부가 발표한 주요 경제대책의 수혜 기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의 경우 연매출 10억 원 이하, 상시근로자 10명 이하라는 기준을 적용한다. 하지만 이 기준에 따르면 연매출 9억 9천만 원인 사업자와 10억 1천만 원인 사업자 간 지원 격차가 극명하게 갈린다. 전자는 최대 2억 원까지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지만, 후자는 아예 대상에서 제외된다.
청년 창업지원 정책도 마찬가지다. 만 39세 이하, 사업개시 7년 이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40세가 된 지 하루가 지난 예비 창업자는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창업지원 신청자 중 연령 기준으로 탈락한 비율이 전체의 23%에 달했다.
기계적 기준이 만드는 사각지대
필자가 지난해 소상공인 지원 정책 현장을 취재하면서 만난 한 카페 사장의 사례가 떠오른다.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해 폐업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지만, 직전 연도 매출이 기준선을 0.5% 초과한다는 이유로 지원에서 제외됐다. 당시 그가 "1년 전 매출로 지금의 어려움을 판단하는 게 맞느냐"고 반문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런 사각지대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원 신청 후 기준 미달로 탈락하는 비율이 평균 37%에 이른다. 이 중 상당수는 매출액이나 고용 인원 등이 기준선을 근소하게 초과한 경우다. 반면 실질적 어려움 정도를 측정하는 부채비율이나 영업이익률 같은 지표는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
소외계층의 구체적 실행 방안
현재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들이 실제로 취할 수 있는 대안은 제한적이다. 첫째, 정부 지원에서 제외된 소상공인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별 별도 지원책을 확인해볼 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 연매출 12억 원 이하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한 '서울형 소상공인 지원책'을 운영 중이다. 신청은 각 구청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가능하며, 필요 서류는 사업자등록증, 최근 3개월 매출 증빙, 임대차계약서 등이다.
둘째, 40세 이상 창업자들은 고용노동부의 '중장년 기술창업센터'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만 40~69세 대상으로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하며, 온라인 신청 후 사업계획서 평가를 거쳐 선정된다. 다만 기술 기반 창업에 한정되므로, 일반 서비스업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정책 개선을 위한 제언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경직된 기준 적용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매출액 같은 단일 지표 대신 종합적 경영상황을 평가하는 '복합지수' 도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매출액(40%) + 영업이익률(30%) + 부채비율(20%) + 고용안정성(10%) 같은 식으로 가중치를 부여해 종합 점수로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또한 '경계선 완충구간' 설정도 고려할 만하다. 기준선을 10~15% 초과하는 경우에도 지원 금액을 단계적으로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준선 근처에서 발생하는 극단적 차별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독일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서 이런 방식을 채택해 정책 만족도가 크게 개선된 바 있다.
정부 경제대책이 진정한 효과를 거두려면 '누구를 도울 것인가'보다 '누구를 소외시키지 않을 것인가'에 더 주목해야 한다. 기계적 기준으로 선을 그어 배제하기보다는, 실질적 어려움을 겪는 모든 계층에게 손을 내미는 포용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