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경제 정책들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지만, 정작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조정,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각종 규제 완화, 그리고 민생 안정을 위한 재정 투입까지. 정책 당국자들은 연일 긍정적인 경제 지표를 내세우며 성과를 강조하지만,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무겁고 청년들의 취업 문턱은 높기만 하다.

금리 정책의 딜레마, 누구를 위한 안정인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은 물가 안정과 경기 부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다. 하지만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다시 불을 지피는 동안, 정작 대출이 절실한 서민들과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높은 문턱에 가로막혀 있다. 시중 은행들의 대출 심사는 까다로워졌고,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은 제2금융권으로 내몰리며 더 높은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됐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코로나19 시기 받은 정책자금 상환 압박과 함께 매출 감소까지 겹치면서, 많은 소상공인들이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정부는 만기 연장과 이자 지원을 약속하지만, 근본적인 경영 환경 개선 없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이다.
부동산 정책의 혼재, 집은 더 멀어졌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명목으로 한 각종 규제 완화 조치들이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고 있다. 분양권 전매 제한 해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은 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 안정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로는 투기 수요만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청년들과 신혼부부들의 내집 마련 꿈은 더욱 멀어졌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 정책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대부분의 신규 공급 물량이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 집중되면서, 정작 수요가 몰린 핵심 지역의 주택난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임대주택 정책 역시 중산층 위주로 설계돼 정작 주거 취약계층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고용 시장의 양극화, 일자리의 질은 뒷전
정부는 취업자 수 증가와 실업률 하락을 내세우며 고용 시장 개선을 자랑하지만, 일자리의 질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문제가 심각하다. 새로 생긴 일자리의 상당 부분이 임시직이나 시간제 근무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 노동 시장의 이중 구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청년 취업난은 구조적 문제로 굳어지고 있다. 대학 졸업생들은 공무원이나 대기업 취업을 위해 수년간 취업 준비에 매달리고,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에 시달리는 미스매치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들도 단기적 지원에 그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민생 중심의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
경제 정책의 성공은 화려한 지표가 아니라 국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판단돼야 한다. 현재의 정책들이 거시적 안정성은 유지하고 있을지 몰라도, 서민들의 생활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부동산 정책은 투기 억제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의 공급 확대에, 금융 정책은 대기업 위주가 아닌 서민과 중소기업의 자금 접근성 개선에, 고용 정책은 양적 확대보다는 일자리의 질적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부는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을 '성장'에서 '분배'로, '효율'에서 '형평'으로 전환할 용기가 필요하다. 모든 정책의 출발점과 도착점이 국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이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