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지표는 연일 호전되고 있다고 한다. GDP 성장률은 예상치를 웃돌고, 수출 실적도 양호하며, 고용률 역시 개선되고 있다는 통계가 줄을 잇는다. 하지만 정작 시장 골목을 걸어보면, 통계와 현실 사이의 괴리감이 적지 않다. 최근 일련의 경제정책 변화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그 효과가 국민 생활 현장까지 스며들고 있는지 냉정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금리와 부동산, 이중고에 시달리는 서민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정책은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명분 하에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층이 떠안고 있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가계의 이자 부담이 급증했고, 신용대출 금리 역시 7~8%대를 넘나드는 상황이다. 특히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서민들은 매달 늘어나는 이자 부담에 허리가 휘고 있다.
부동산 시장 또한 혼란스럽다. 정부는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를 통해 집값 안정을 도모한다고 하지만, 실제 서민들이 체감하는 주거비 부담은 오히려 늘었다. 전세 시장의 위축으로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주거비가 가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나드는 가구가 속출하고 있다. 내 집 마련의 꿈은 더욱 멀어져만 간다.
고용 개선 이면의 그림자, 질 낮은 일자리 양산
고용률 상승이라는 긍정적 지표 뒤에는 우려스러운 현실이 숨어 있다.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의 상당수가 임시직이나 단시간 근로 등 불안정한 형태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가 대거 늘어나면서 전체 고용률을 끌어올리는 착시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은 여전히 높고, 취업을 포기하고 구직 활동을 중단하는 '구직 단념자'도 증가 추세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일자리의 질적 저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고, 비정규직 비율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내세우는 고용 창출 정책이 단순히 숫자 늘리기에 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 양질의 일자리 없는 고용 증가는 결국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의 악순환
경제정책의 또 다른 맹점은 물가 관리의 한계다. 전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정 속에서도 생필품 가격은 가파르게 올랐다. 특히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은 서민 가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정부의 할인 쿠폰이나 한시적 지원책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소비 심리 위축도 경제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실질소득이 줄어들면서 가계는 필수품 구매에만 집중하고 있고, 내구재나 서비스업 소비는 크게 줄었다. 이는 다시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정책 당국은 이런 연쇄반응을 제대로 예측하고 대비했는지 의문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소통의 부재
가장 큰 문제는 정책 입안자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각종 경제지표나 빅데이터에만 의존한 채 정책을 수립하다 보니, 실제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과는 괴리가 생긴다. 특히 취약계층이나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경제정책은 결국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해야 한다. 거시경제 지표의 개선만을 목표로 하는 정책은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의 경제정책은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정책의 수혜가 모든 계층에게 고르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통계 속 경제성장이 아닌, 국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경제 발전을 위해 정책 방향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시급하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