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회 소상공인특별위원회에서 통과 예정인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과연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법안의 핵심인 '임대료 연 5% 인상률 제한' 조항과 '긴급자금 대출한도 상향' 내용을 들여다보면, 겉보기와는 달리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라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임대료 5% 제한의 착시효과
개정안의 가장 큰 변화는 상가임대료 연간 인상률을 기존 9%에서 5%로 낮춘 것이다. 언뜻 자영업자에게 유리해 보이지만, 실제 계산해보면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월 임대료 200만원인 카페를 운영한다고 가정해보자. 기존 9% 인상 시 내년 월 임대료는 218만원이 되지만, 5% 제한 시에는 210만원이다. 차이는 월 8만원, 연간 96만원이다.
문제는 이 정도 차액으로는 최근 급등한 인건비와 원자재 비용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저임금이 올해 9.5% 오른 상황에서 임대료 4%포인트 절약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더욱이 법안에는 '정당한 사유' 시 예외를 인정하는 조항이 있어, 건물주들이 이를 악용할 여지도 충분하다.
긴급자금 확대의 허상
대출한도를 기존 2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늘리는 조항 역시 실질적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현행 소상공인 정책자금의 평균 승인률이 42%에 불과한 상황에서 한도만 늘리는 것은 '그림의 떡'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필요한 것은 심사 기준 완화와 승인률 향상이다.
필자가 지난해 자영업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나온 불만이 바로 '까다로운 심사기준'이었다. 매출 감소를 증명하라고 하면서도 정작 매출이 너무 적으면 '상환능력 부족'으로 거절당하는 모순적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한도를 아무리 늘려도 문턱이 높으면 의미가 없다.
가계에 미치는 실제 파급효과
이 법안이 일반 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다. 임대료 인상률 제한으로 상가 임차인의 비용 절약분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다면 긍정적이지만,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건물주들이 초기 임대료를 높게 책정하거나 권리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우회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의 한 상가 중개업소 관계자는 "임대료 인상 제한 소식이 나온 후 신규 임대 시 보증금을 20-30% 올리는 건물주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신규 창업자의 초기 부담만 가중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진짜 필요한 것은 구조적 개혁
이번 법안의 가장 큰 문제는 자영업자들이 직면한 근본적 구조 문제를 외면한다는 점이다. 과도한 업종 집중, 온라인 쇼핑몰과의 불공정 경쟁,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골목상권 잠식 등 핵심 이슈에 대한 해답은 찾아볼 수 없다.
필자는 과거 동네 슈퍼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가장 큰 고민은 임대료가 아니라 대형마트의 할인행사와 배달앱 수수료였다. 월 10만원 임대료를 절약하는 것보다 주말마다 벌어지는 대형마트 '땡처리 세일'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더 절실한 문제였다.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회가 정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돕고 싶다면, 이런 표면적 처방보다는 상권 보호구역 확대, 온라인 플랫폼 수수료 규제, 프랜차이즈 출점 제한 등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의 법안은 '뭔가 하고 있다'는 알리바이용 정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