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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상공인법 개정안, 희망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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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19와 고물가로 신음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지만, 법안의 실제 효과를 냉정히 따져보면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상당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African man closing a store with a sign in Portuguese, wearing an apron.
자료 이미지: Pexels / Kampus Production

개정안의 핵심 내용과 지원 규모

이번 개정안의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 한도 상향과 금리 우대 폭 확대다. 기존 업체당 최대 1억 원이었던 대출 한도가 1억 5천만 원으로 늘어나고, 정책자금 금리는 기존 연 2.5~3.5%에서 2.0~3.0%로 0.5%포인트 인하된다. 또한 매출 감소율에 따른 차등 지원 체계가 도입되어, 매출이 30% 이상 감소한 업체는 추가로 0.5%포인트 금리 혜택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계산해보자. 현재 연매출 5억 원 규모의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가 시설 개선을 위해 1억 원을 대출받는다면, 기존 3.5% 금리 적용 시 연간 이자 부담이 350만 원이었다. 개정안 적용 시 3.0% 금리로 300만 원, 매출 감소 시 2.5% 금리로 250만 원의 이자를 내게 된다. 연간 50~100만 원의 이자 절약 효과가 있는 셈이다.

가계 부담 경감의 실제 체감도

문제는 이 정도 혜택으로 자영업자들의 실질적인 경영난이 해소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자영업자 평균 소득은 283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은 3.4%를 기록해 실질소득은 더욱 악화됐다.

필자가 지난해 경기도 소재 전통시장을 취재하며 만난 한 떡볶이 가게 사장은 "월세 120만 원, 재료비 200만 원, 인건비 150만 원을 제하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며 "대출 이자가 50만 원 줄어도 결국 임대료 인상에 다 사라진다"고 토로했다. 이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자영업의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개정안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도 제한적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추산에 따르면 전체 소상공인 630만 명 중 정책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비율은 약 15% 수준이다. 나머지 85%는 시중은행 대출이나 사채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개정안의 직접적 혜택에서 배제된다.

제도의 한계와 사각지대

더 큰 문제는 지원 대상 선정 기준의 모호함이다. 개정안은 '경영 안정성'을 기준으로 차등 지원한다고 명시했지만, 구체적인 평가 기준은 시행령에 위임했다. 과거 경험을 볼 때, 실제 지원이 필요한 영세업체일수록 서류 준비와 심사 과정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대출 한도 상향이 오히려 과도한 부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 평균 부채는 이미 1억 4천만 원에 달한다. 경영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접근성만 높이는 것은 '빚 내서 빚 갚기' 악순환을 부추길 수 있다.

특히 배달비 인상, 플랫폼 수수료 부담, 최저임금 상승 등 자영업자들이 직면한 근본적인 비용 압박 요인들은 이번 개정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본사 로열티는 오르고 배달앱 수수료는 늘어나는데, 대출 이자만 조금 줄어서 뭐가 달라지겠냐"며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정책 효과 극대화를 위한 과제

그렇다면 이번 개정안의 효과를 높이려면 어떤 보완책이 필요할까. 우선 정책자금 접근성 개선이 시급하다. 현재 평균 2주가 걸리는 심사 기간을 1주일 이내로 단축하고, 온라인 신청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매출 감소 증명을 위한 서류를 간소화하고, 카드 매출 데이터 등을 활용한 자동 심사 시스템 도입도 검토할 만하다.

근본적으로는 임대료 안정화, 플랫폼 수수료 규제, 상생협력 확산 등 자영업 생태계 전반의 구조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금리 인하만으로는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이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법안 통과 후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숫자로만 보이는 지원책이 아니라, 실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로 다듬어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그래야만 이 법이 진정한 '소상공인 보호법'으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