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심의될 예정인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가계와 자영업자에게 미칠 파급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일명 '배달앱 수수료 규제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배달앱 플랫폼의 수수료율을 현행 9~15%에서 8%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통과 시 우리 일상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월 매출 300만원 자영업자, 실제 절약액은 9만원
법안 통과 시 자영업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구체적으로 계산해보자. 현재 배달앱 수수료가 12%인 치킨집을 기준으로, 월 배달 매출이 300만원이라면 현재 수수료는 36만원이다. 개정법 시행 후 수수료율이 8%로 하락하면 24만원으로, 월 12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는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플랫폼사의 대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수료 수입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 배달료 인상이나 별도 서비스 수수료 신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쿠팡이츠는 지난해 수수료 인하 압박을 받자 배달료를 500원에서 1,500원으로 3배 인상한 바 있다.
가계 부담, 월 2만원 증가 시나리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욱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 4인 가족 기준 주 2회 배달음식을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평균 배달료 2,0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될 경우 월 8,000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여기에 플랫폼사가 '서비스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주문금액의 2%를 부과한다면, 평균 주문액 3만원 기준으로 월 4,800원이 더해져 총 12,800원의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비용 전가가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다. 법 시행 초기에는 소폭 인상으로 시작해 3~6개월 후 본격적인 요금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온수 개구리 효과'를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법안 실효성 검증, 해외 사례가 주는 교훈
이번 법안의 실효성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는 해외 유사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뉴욕시는 2021년 배달앱 수수료를 15%로 제한했지만, 플랫폼사들은 소비자 수수료 신설과 배달료 인상으로 대응했다. 결과적으로 자영업자의 비용 절감 효과는 30% 수준에 그쳤고, 소비자 부담은 오히려 증가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90% 이상을 점유하는 과점 구조다. 이러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플랫폼사들은 수수료 규제를 우회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배달앱업계는 '마케팅 수수료', '데이터 이용료' 등의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개월 후 예상 시나리오와 대응책
법안 통과 3개월 후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단계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단계(1개월차)에서는 표면적 수수료는 8%로 인하되지만 새로운 부대 수수료가 등장한다. 2단계(2개월차)에는 배달료가 평균 1,000원 인상되고, 3단계(3개월차)에는 소상공인 대상 '프리미엄 서비스' 유료화가 본격화된다.
자영업자들이 실질적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배달앱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자체 주문 시스템 구축, 단골 고객 확보를 위한 직접 할인 혜택 제공, 여러 플랫폼 동시 활용을 통한 협상력 확보 등이 그 방안이다. 소비자 역시 배달료 인상에 대비해 직접 픽업 주문이나 최소 주문금액 맞추기 등의 절약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결국 이번 법안은 단순한 수수료 인하가 아닌 배달 생태계 전체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진정한 상생을 위해서는 수수료 규제와 함께 플랫폼의 다양한 우회 수단에 대한 세밀한 모니터링과 추가 규제 마련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