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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상공인 지원법 개정안, 현실적 구제책인가 임시방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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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이번 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은 소상공인 정책자금 상환 유예 기간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고, 신용등급 하락 방지 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소상공인들의 부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지만, 과연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African man closing a store with a sign in Portuguese, wearing an apron.
자료 이미지: Pexels / Kampus Production

상환 유예 연장의 실제 효과

개정안의 핵심은 정책자금 상환 유예 기간을 5년으로 연장하는 것이다. 현재 평균 2천만원의 정책자금을 받은 소상공인이 월 83만원씩 상환하던 부담을 월 33만원으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연 5% 금리를 적용할 때, 2년 거치 후 3년 상환 조건에서는 월 상환액이 약 61만원이지만, 5년 상환으로 늘어나면 월 38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상환 기간이 늘어나면 총 이자 부담은 증가한다. 2천만원을 연 5% 금리로 3년간 상환할 때 총 이자는 약 158만원이지만, 5년 상환시에는 약 264만원으로 106만원이 더 늘어난다. 당장의 월 부담은 줄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구조다.

신용등급 보호 조치의 한계

개정안은 정책자금 연체 시 신용등급 하락을 6개월간 유예하는 조치도 포함한다. 기존에는 연체 즉시 신용등급이 떨어져 추가 대출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새 제도 하에서는 6개월의 유예 기간 동안 경영 정상화나 추가 지원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러나 6개월이라는 기간이 현실적으로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필자가 지난 2년간 여러 소상공인들을 만나며 들은 이야기를 종합하면, 대부분 매출 회복에는 최소 1년 이상이 걸린다는 게 공통된 증언이었다. 특히 음식업이나 서비스업의 경우 고객 재유입과 신뢰 회복까지 고려하면 6개월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자영업자별 실질 영향 분석

업종별로 이 법안의 효과는 달리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월 매출 3천만원 수준의 일반음식점 운영자의 경우, 월 상환 부담이 50만원 줄어들면 직원 1명의 최저임금(월 201만원)에는 못 미치지만 부족한 운영자금 확보에는 도움이 된다. 반면 월 매출 1천만원 이하 소규모 자영업자에게는 월 20-30만원 부담 경감이 생존에 직결되는 의미를 가진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경우 상황이 더 복잡하다. 가맹비와 로열티 부담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정책자금 상환 부담만 줄어든다면, 실질적 도움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편의점이나 카페 가맹점주들은 본부의 각종 의무 구매와 마케팅 비용 분담으로 인해 월 고정비 부담이 크다. 이들에게는 상환 유예보다는 가맹 관계 개선이나 임대료 안정화가 더 시급한 과제다.

정책의 사각지대와 개선 방향

이번 법안의 가장 큰 한계는 정책자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담보가 부족해 정책자금 대상에서 제외된 영세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사채나 고금리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소상공인 중 약 30%는 정책자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중소벤처기업부 조사 결과도 있다.

또한 상환 유예는 결국 빚의 연장일 뿐이라는 근본적 문제가 남는다. 코로나19로 침체된 매출 구조가 정상화되지 않는 한, 5년 후에는 더 큰 상환 부담이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유예 기간 동안 소상공인들의 경영 혁신과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구체적 실행 계획은 여전히 모호하다.

무엇보다 이런 단기 처방보다는 소상공인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과도한 임대료, 대기업과의 불공정 경쟁, 플랫폼 수수료 부담 등 근본 원인을 건드리지 않는 한 상환 유예는 임시방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법안이 소상공인들에게 숨 돌릴 여유를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더 근본적인 정책 설계에 나서야 할 때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