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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소기업 적합업종법 개정안, '샌드위치 자영업자' 보호막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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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국회 소상공인소위를 통과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하는 업종을 기존 3개에서 20개로 대폭 확대하고, 위반 시 과징금을 최대 200억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표면적으로는 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조치지만, 실제 가계와 자영업자에게는 예상보다 복잡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A vendor in an illuminated night market sells watermelons and fresh produce.
자료 이미지: Pexels / Le Thanh Huyen

새로 지정될 17개 업종의 구체적 기준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의 두부·콩나물·떡 제조업에 더해 ▲세탁업 ▲목욕업 ▲미용업 ▲사진관 ▲수선업 ▲인쇄업 ▲제빵업 ▲반찬가게 ▲화훼업 ▲애완동물용품업 등 17개 업종이 새로 추가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입 제한 기준'이다. 연매출 120억원 이상 대기업이 신규 진출할 때만 제한되며, 기존 사업자는 규모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현재 전국에 1,0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A세탁업체의 경우, 대기업 계열사라면 추가 매장 개설이 불가능해진다. 반면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은 여전히 창업이나 확장이 자유롭다. 문제는 이미 시장에 진입해 있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기존 사업 규모를 유지하면서 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다.

자영업자에게는 양날의 검

법안의 직접적 수혜자는 해당 업종 자영업자들이다. 특히 세탁업의 경우, 대기업 진출 제한으로 개인 세탁소의 단가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재 대기업 세탁업체들이 제공하는 와이셔츠 세탁 서비스(1,500~2,000원)보다 개인 세탁소(2,500~3,500원)가 30~40%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 진출 차단은 개인업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지난 3년간 소상공인 관련 정책을 취재하면서 반복적으로 목격한 것은 '규제의 역설'이다. 대기업 진출을 막으면서 오히려 중견기업들의 시장 집중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곤 했다. 이번 법안도 마찬가지로 연매출 100억원 안팎의 중견업체들이 시장 공백을 파고들어 또 다른 독과점 구조를 만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계 부담 증가 요인 분석

소비자 입장에서는 서비스 가격 상승 압박이 불가피하다. 대기업의 대량 구매력과 효율적 운영 시스템이 제거되면서 전반적인 서비스 단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미용업의 경우, 현재 대기업 프랜차이즈 미용실이 제공하는 커트 서비스(1만~1만5천원)가 개인 미용실 수준(1만5천~2만5천원)으로 상향 조정될 수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서비스 품질의 표준화 문제다. 대기업들이 도입한 위생 관리 시스템이나 교육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은 업체마다 천차만별인 서비스 품질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목욕업이나 반찬가게 등 위생이 중요한 업종에서 이런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실질적 집행의 한계와 과제

법안의 실효성을 좌우할 핵심은 '계열사 우회 진출'을 어떻게 막느냐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자회사나 협력업체를 통해 간접 진출하는 방식은 현행 법체계로는 완벽하게 차단하기 어렵다. 과징금 200억원도 연매출 수조원 대기업에게는 그리 큰 부담이 아닐 수 있다.

또한 업종 분류의 모호성도 문제다. 예를 들어 '반찬가게'의 경우 일반 음식점과 도시락 전문점, 밀키트 업체 등과의 경계가 불분명해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 정부는 시행령을 통해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업계의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결국 이 법안이 진정한 자영업자 보호막이 되려면, 단순한 진입 제한을 넘어 자영업자들의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편익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규제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상생 구조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을 정책 입안자들이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