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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상공인 전용 전력요금제 도입법안 - 월 5만원 절약 효과 vs 제도적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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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이번 주 '소상공인 전용 전력요금제 도입법안'을 심의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연매출 10억원 이하 소상공인에게 기존 일반용 전력요금 대비 최대 30% 할인된 요금제를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소상공인 지원 정책으로 보이지만, 실제 적용 기준과 효과를 면밀히 분석해보면 예상보다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Electrical meter and fuse box on a white wall in Cape Town, South Africa, for energy monitoring or billing.
자료 이미지: Pexels / Akashni Weimers

월 전력사용량별 실제 절약 효과 계산

새 요금제의 핵심은 '3단계 누진제' 완화에 있다. 현행 일반용(갑) 요금은 월 450kWh까지 120원, 451~1000kWh는 214.6원, 1001kWh 초과분은 307.3원의 3단계 누진제를 적용한다. 신설 소상공인 요금제는 월 1500kWh까지 단일요금 180원을 적용하고, 초과분만 280원으로 책정한다.

구체적인 절약액을 계산해보자. 월 800kWh를 사용하는 카페의 경우, 기존 요금은 (450×120원) + (350×214.6원) = 129,110원이었다. 새 요금제로는 800×180원 = 144,000원이 되어 오히려 14,890원 더 부담하게 된다. 반면 월 1200kWh를 사용하는 치킨집은 기존 (450×120원) + (550×214.6원) + (200×307.3원) = 234,490원에서 1200×180원 = 216,000원으로 월 18,490원을 절약한다.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구간은 월 1300~1500kWh 사용 업체들이다. 이 구간에서는 월 4~5만원의 절약 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전체 소상공인 중 이 구간에 해당하는 비율은 약 15%에 불과하다는 것이 한국전력공사 내부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업종별 차등 적용의 현실적 한계

법안은 업종을 '일반형', '냉난방집약형', '제조형' 3개 카테고리로 분류해 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고 명시했지만, 실제 세부 기준은 시행령에 위임했다. 이로 인해 같은 전력사용량이라도 업종 분류에 따라 혜택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냉난방집약형' 카테고리다. 편의점, 미용실, PC방 등이 여기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 업종은 여름철 에어컨 사용으로 월 전력사용량이 2000kWh를 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법안상 할인 한도는 월 1500kWh까지로 제한돼 있어, 정작 전력비 부담이 큰 여름철에는 혜택이 제한적이다.

또한 연매출 10억원 이하라는 기준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부동산 임대업이나 주식 투자 수익 등은 매출에서 제외되는지, 가족 명의로 분산된 사업장은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이는 향후 혜택 대상 선정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재원 조달과 요금 전가 구조의 문제점

이 정책의 가장 큰 맹점은 재원 조달 방식이다. 정부는 연간 약 3000억원의 할인 재원을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충당한다고 발표했지만, 이 기금의 주요 수입원은 전력판매수입의 3.7%다. 결국 소상공인 할인분을 다른 전력소비자가 간접 부담하는 구조다.

더 구체적으로는, 일반 가정용 전력요금에 월평균 800~1200원의 추가 부담이 전가될 것으로 추산된다. 4인 가족 기준 연간 약 1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는 서민층 가계에게 새로운 부담 요소가 될 수 있어, 정책의 소득재분배 효과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한전의 재무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한전은 지난해 32조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적자 폭 축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적인 할인 정책은 전력요금 정상화를 더욱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

실효성 있는 정책 설계를 위한 제언

현 법안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개선안이 필요하다. 우선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차등 할인율 적용이 필요하다. 냉난방비 부담이 큰 업종에는 여름철과 겨울철 추가 할인을 제공하고, 제조업 소상공인에게는 생산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할인 혜택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매출액 기준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10억원 단일 기준 대신 3억원 이하, 3~7억원, 7~10억원 구간으로 나눠 각각 40%, 30%, 20%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을 검토해볼 만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지속가능성이다. 현재와 같은 일률적 할인보다는 에너지 효율 개선 인센티브와 연계한 요금 할인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LED 조명 교체, 고효율 냉난방기 설치 등 에너지 절약 노력을 보이는 소상공인에게 더 큰 혜택을 주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단순한 요금 지원을 넘어 장기적인 에너지 비용 절감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