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한 '소상공인 신용보증 한도 확대 법안'이 화제다. 현행 1억원에서 1억5천만원으로 50% 늘어나는 보증 한도가 자영업자들에게 숨통을 틔워줄 구원투수가 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부채의 늪으로 빠뜨리는 함정이 될 것인가. 법안의 실제 적용 기준과 파급효과를 냉정하게 계산해봤다.

월 매출 3천만원 기준, 실제 대출 가능 금액 계산해보니
신용보증기금의 내부 심사 기준을 살펴보면, 월 매출 3천만원(연 3억6천만원) 규모의 일반음식점의 경우 현행 제도에서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은 약 7천만원 수준이다. 매출 대비 부채비율 20% 선을 넘지 않으려는 보증기금의 암묵적 기준 때문이다. 새 법안이 통과되면 이론상 1억5천만원까지 보증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1억원 내외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금리다. 현재 소상공인 신용보증부 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4.2~5.8% 수준. 여기에 보증료 0.8~1.5%가 추가로 붙는다. 월 매출 3천만원 사업자가 추가로 3천만원을 대출받는다면, 월 이자부담만 약 150만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는 순이익이 월 200만원 수준인 소상공인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업종별 실행 가능성, 현실과 괴리 여전
법안의 세부 시행령을 보면 업종별로 차등 적용된다. 음식점업은 최대 1억2천만원, 소매업은 1억원, 서비스업은 8천만원으로 한도가 제한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3년 이상 사업 지속' 조건이다. 코로나19 이후 폐업률이 높은 음식점업계에서는 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사업자가 상당수다.
개인적으로 지난 2년간 동네 상권을 지켜보며 느낀 점은, 대출 한도 확대보다 더 중요한 것이 '회수 가능성'이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내가 아는 카페 사장은 작년에 7천만원을 대출받아 리모델링을 했지만, 매출 회복이 더뎌 현재 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순히 돈을 더 빌려주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가계 부담 전이 효과, 숨겨진 리스크
법안이 통과되면 예상되는 또 다른 문제는 가계 부담 전이다. 자영업자 가구의 70% 이상이 사업자 대출 상환을 위해 개인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함께 활용하고 있다는 금감원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사업용 대출 한도가 늘어나면, 가계 대출까지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부부가 공동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 배우자 명의로 추가 대출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당국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사업자 대출은 별도 관리되고 있어 실질적인 부채 총량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진짜 필요한 것은 '선별적 지원'
이번 법안의 가장 큰 한계는 '일괄 적용'에 있다. 코로나19 회복 과정에 있는 사업자와 구조적 경쟁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독일의 'KfW 프로그램'처럼 사업 지속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차등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실제로 신용보증기금 내부 자료를 보면, 보증 한도를 늘려도 대출 실행률은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사업자들이 추가 부채를 꺼리거나, 금융기관이 실제 심사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법안 통과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경영 개선 컨설팅과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 강화 지원이다.
결국 이번 법안은 임시방편적 성격이 강하다. 근본적인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없이는 대출 한도를 아무리 늘려도 부채만 증가할 뿐이다. 정부는 당장의 정치적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소상공인 생태계 구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