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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상공인 지원법 개정안, 실질적 도움인가 선심성 정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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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이번 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은 매출액 기준 30억원 이하 소상공인에게 연간 최대 1000만원의 경영안정자금을 저금리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반가운 소식이지만, 과연 이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A man in an apron opens a grocery store door in Portugal, ready for business.
자료 이미지: Pexels / Kampus Production

지원 대상과 규모의 현실성

개정안에 따르면 연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이 대상이며, 업종별로 차등 지원한다. 음식점업의 경우 연매출 10억원 이하는 1000만원, 10억~20억원은 800만원, 20억~30억원은 600만원을 각각 연 2.5% 금리로 지원받을 수 있다. 소매업과 서비스업도 유사한 구조로 설계됐다.

문제는 이 지원금이 실제 자영업자의 운영비용과 어느 정도 부합하는가다. 서울 강남구 음식점 기준으로 월 임대료만 300만~500만원, 인건비 400만~600만원을 고려하면 월 고정비만 최소 700만원이 필요하다. 연간 1000만원 지원은 고작 1.4개월분 고정비에 불과한 셈이다. 더욱이 이는 대출 형태이므로 결국 상환해야 할 부채가 늘어나는 것과 다름없다.

금리 혜택의 실질적 효과

현재 시중은행 사업자 대출금리가 연 4~6%인 점을 고려하면, 2.5%는 분명 매력적이다. 1000만원 기준으로 연간 이자 부담이 150만~350만원 절약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신용등급과 담보 여부에 따라 실제 적용 여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필자가 지난해 자영업자 금융지원 정책을 취재하며 만난 한 카페 사장은 "정부 지원금은 항상 서류가 복잡하고, 실제로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당장 급한 불을 끄기엔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법안도 마찬가지로 신청부터 승인까지 최소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미 자금 경색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에게는 '먼 미래의 도움'일 수밖에 없다.

선별 기준의 형평성 논란

가장 큰 문제는 지원 대상 선별 기준이다. 매출액만으로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 같은 매출 10억원이라도 강남과 지방 소도시의 경영 여건은 천지 차이다. 임대료, 인건비, 원재료비 등 모든 비용 구조가 다른데 획일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또한 매출액 기준이 과연 경영난의 정확한 척도인지도 의문이다. 매출은 높지만 마진이 극도로 낮은 업종(예: 주유소, 대형마트 납품업체)과 매출은 낮지만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업종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정책의 본래 취지와 맞지 않다.

근본적 해법 없는 임시방편

무엇보다 이 법안은 자영업자들이 직면한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과도한 임대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 심화 등 구조적 어려움은 그대로 둔 채 단순히 자금만 지원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를 바 없다.

실제로 필요한 것은 임대료 상한제 도입, 온라인-오프라인 상생 방안, 업종 전환 지원 프로그램 등 보다 종합적인 접근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은 기득권과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어 정치적 부담이 크다. 결국 정치권은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자금 지원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소상공인 지원법 개정안이 완전히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 일부 자영업자들에게는 단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자영업계의 근본적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진정한 소상공인 지원 정책은 당장의 자금 지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경영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