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쿠키

[사설] 소상공인 상생법 통과 임박, 임대료 상한제가 바꿀 골목상권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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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마지막 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예정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일명 소상공인 상생법)이 전국 자영업자와 건물주들 사이에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법안의 핵심은 임대료 인상률을 연 5%로 제한하는 상한제 도입이다. 표면적으로는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선의의 정책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예상보다 복잡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A diverse team of colleagues collaborating on a business project in a modern office setting.
자료 이미지: Pexels / Ivan S

임대료 상한제, 누구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개정안이 시행되면 전국 약 120만 개 상가 중 70% 이상이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행법상 임대료 인상률 제한이 9%였던 점을 고려하면, 연간 4%포인트의 차이가 발생한다. 구체적인 계산을 해보자.

월 임대료 200만원인 카페를 운영하는 A씨의 경우, 기존 9% 상한제 하에서는 내년 임대료가 218만원까지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새 법안 하에서는 210만원을 넘을 수 없다. 연간 96만원의 차이다. 5년 계약 기준으로 보면, 기존 제도에서는 최대 290만원까지 인상 가능했지만, 신규 제도에서는 255만원에 그친다. 월 35만원, 연간 420만원의 부담 경감 효과가 있다.

법 시행 전 '꼼수 인상' 우려 현실화

문제는 법안 통과 전 급격한 임대료 인상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상가 임대료 인상 신고 건수가 전월 대비 34% 증가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와 마포구에서는 50% 이상 급증했다.

필자가 직접 확인한 홍대 인근 한 상가의 사례를 보면, 월 임대료 150만원이던 치킨집이 갑작스럽게 240만원으로 인상 통보를 받았다. 60% 인상이다. 건물주 측은 "내년부터 임대료를 올릴 수 없으니 미리 현실화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식의 '꼼수 인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정작 법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건물주 반발과 우회 전략의 등장

건물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 투자자 모임에서는 "임대료 상한제가 도입되면 권리금 요구나 관리비 인상을 통해 실질 수익을 보전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월 관리비를 기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리거나, 권리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장기 임대 회피 현상이다. 서울시 상가 중개업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1년 계약이나 단기 임대를 선호하는 건물주가 급증하고 있다. 법적 제재를 피하면서도 시장 상황에 맞춰 임대료를 조정하려는 의도다. 이는 오히려 자영업자들의 경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실효성 있는 제도 정착을 위한 과제

임대료 상한제가 실질적 효과를 거두려면 몇 가지 보완책이 필요하다. 우선 법 시행 직전 급격한 임대료 인상을 제재할 수 있는 소급 적용 조항이 있어야 한다. 또한 관리비나 권리금을 통한 우회 인상을 막을 구체적 기준도 마련되어야 한다.

필자가 10여 년간 부동산 정책을 지켜보며 느낀 점은, 단순한 가격 통제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전세가상한제 도입 당시에도 유사한 부작용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공급 확대와 함께 가는 정책 패키지다. 상가 공급 확대, 온라인 진출 지원, 배달 수수료 인하 등 다각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임대료 상한제의 본래 취지가 살아날 것이다.

소상공인 상생법은 분명 필요한 정책이다. 하지만 법안 통과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시행 과정에서 나타날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실질적으로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로 정착시키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세심한 모니터링과 보완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 골목상권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이라는 더 큰 그림에서 이 법을 바라봐야 할 때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