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쿠키

[사설] 소상공인 전용 온라인플랫폼 지원법 - 배민·쿠팡 수수료 전쟁의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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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가 이번 주 통과시킨 '소상공인 온라인플랫폼 지원 특별법'이 자영업자와 가계에 미칠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배달앱과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소상공인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제한하고, 정부 지원 플랫폼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표면적으로는 자영업자 보호법처럼 보이지만, 실제 영향을 뜯어보면 가계 경제와 소비자 선택권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A delivery person riding an electric scooter using a smartphone for navigation outdoors.
자료 이미지: Pexels / Norma Mortenson

수수료 상한제, 실질 효과는 제한적

법안의 핵심은 배달 플랫폼 수수료를 현행 6.8~9.8%에서 5% 이하로,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8~15%에서 7%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다. 월 매출 3천만원 이하 소상공인이 대상이며, 2024년 7월부터 단계적 시행된다. 계산해보면 월 매출 2천만원인 치킨집의 경우 현재 배달앱 수수료로 월 136만원을 지불하던 것이 100만원으로 줄어든다. 연간 432만원 절약 효과다.

하지만 실무진들과 대화해보면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플랫폼 업체들이 수수료 인하분을 광고비나 기타 부대비용으로 전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일부 지역에서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프리미엄 노출' 비용을 신설했다. 소상공인들은 결국 매출 유지를 위해 이런 부가 서비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 플랫폼 '공공배달앱', 성공 가능성 진단

법안은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공공 배달·쇼핑 플랫폼 구축에 향후 3년간 2400억원을 투입한다고 명시했다. 수수료는 2% 이하로 설정하며, 소상공인 가입비와 이용료를 면제한다. 월 매출 2천만원 치킨집 기준으로 연간 수수료가 480만원에서 48만원으로 90% 절약되는 셈이다.

문제는 플랫폼의 성공 요인이 단순히 수수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필자가 지난 2년간 관찰한 바로는, 소상공인들이 배달앱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주문량이다. 아무리 수수료가 저렴해도 주문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정부 플랫폼이 기존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마케팅비와 배달 인프라에 수조원 단위 투자가 필요할 텐데, 예산 규모로 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가계 부담, 우회적 전가 불가피

소비자 입장에서 주목할 부분은 배달료와 메뉴 가격 변화다. 플랫폼 업체들은 수수료 수입 감소분을 배달료 인상이나 소비자 대상 수수료 신설로 만회하려 할 것이다. 현재 배달료 평균 3000원이 4000~5000원으로 오르거나, 카드 결제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또한 소상공인들이 줄어든 수수료만큼 메뉴 가격을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 압박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결국 플랫폼 수수료 절감 효과는 자영업자의 수익성 개선에는 기여하지만, 가계 물가 부담 완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인 가족 기준 월 배달음식비가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중장기 시장 구조 변화와 대응 전략

이 법안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플랫폼 시장의 경쟁 구도 재편이다. 기존 대형 업체들은 수수료 의존도를 낮추고 광고, 물류, 금융 서비스로 수익원을 다각화할 것이다. 반면 영세 플랫폼들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규모의 경제 없이는 저수수료 구조에서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은 단일 플랫폼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배달망이나 픽업 서비스 강화에 나서야 한다. 정부 플랫폼 활용도 고려해볼 만하지만, 초기에는 주문량 부족을 각오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당분간 배달료 인상과 서비스 품질 변화에 적응해야 하고, 직접 방문이나 포장 주문 비중을 늘리는 것도 고려해야겠다.

궁극적으로 이 법안은 단기적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플랫폼 독과점 구조를 견제하려는 정책적 의지의 표현이다. 효과가 나타나려면 최소 2~3년은 걸릴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불가피하다. 중요한 것은 정책 실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신속히 보완해 나가는 것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