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지원법'이 연일 화제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최대 5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이 법안은 표면적으로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법안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실질적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

법안에 따르면 2022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업종별 차등 지급으로 음식점·숙박업은 500만원, 도소매업은 400만원, 기타 서비스업은 300만원을 받는다. 언뜻 보면 현실적인 기준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10% 매출 감소 기준, 현실과 동떨어진 잣대
가장 큰 문제는 '매출 10% 감소' 기준이다. 지난 3년간 소상공인 현장을 취재하며 만난 자영업자들 중 매출이 10%만 줄어든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대부분 30~50% 이상 매출이 급감했다. 오히려 10% 감소는 '그나마 버틴' 수준에 가깝다.
더욱 심각한 건 매출 증명 방식이다. 카드 매출, 현금영수증, 세금계산서 등 '투명한' 거래만 인정한다. 하지만 소규모 식당이나 이·미용실 등에서 현금 거래는 여전히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고령 자영업자들은 디지털 결제 시스템 구축 자체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업종별 차등 지급, 공정한가
업종별 지원 규모도 논란거리다. 음식점이 500만원을 받는 동안 편의점은 300만원에 그친다. 하지만 실제로는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편의점이 더 클 수 있다. 24시간 운영에 따른 전기료, 인건비 부담을 고려하면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동네 편의점을 운영하는 지인을 둔 입장에서, 이런 획일적 기준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 실감한다. 그는 월 임대료만 400만원인데, 인근 떡볶이 가게(임대료 200만원)와 같은 지원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과연 합리적인지 의문이다.
가계에 미칠 실제 영향 계산
구체적으로 일반 가정에 미칠 영향을 계산해보자. 4인 가족 기준으로 월 생활비가 350만원이라면, 지원금 500만원은 약 1.4개월분 생계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는 일회성 지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근본적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더욱이 지원금 신청부터 지급까지는 최소 2~3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4월 중 신청 접수를 시작해 6월까지 지급 완료"라고 밝혔지만, 과거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을 보면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월세와 인건비를 감당해야 하는 소상공인에게는 '먼 미래의 희망'일 뿐이다.
진정한 해결책은 따로 있다
이번 법안의 근본적 한계는 '일회성 현금 지급'에만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소상공인들이 진짜 원하는 건 지속가능한 경영 환경이다. 임대료 부담 완화, 카드 수수료 인하, 온라인 진출 지원 등 구조적 개선 없이는 500만원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디지털 전환 지원이 절실하다. 배달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수수료 부담만으로도 월 100만원 이상 나가는 업체들이 부지기수다. 500만원 지원금으로는 5개월분 플랫폼 수수료도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결국 이번 법안은 '정치적 제스처'에 가깝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진정한 소상공인 지원은 단발성 현금보다 지속가능한 생태계 구축에 있다. 임시처방전이 아닌 근본 치료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