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의 핵심은 권리금 회수기회 보장 범위 확대와 임대료 인상률 제한 강화인데, 자영업자와 건물주 모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는 단비가 될 수 있지만, 임대사업자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법안 통과 후 실제 적용 과정에서의 혼란이 우려된다.

권리금 회수 보장, 어떻게 계산되나
개정안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권리금 회수기회 보장 대상이 기존 보증금 9억원 이하에서 15억원 이하로 확대되는 점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20평 규모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의 사례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현재 보증금 12억원에 월세 300만원을 내고 있는 A씨는 기존 법으로는 권리금 보호를 받지 못했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
권리금 회수 절차는 다음과 같다. 임대인이 재계약을 거부하거나 임차인이 계약 만료로 퇴거할 때, ①신규 임차인에게 권리금 양도 가능 ②임대인이 권리금 지급 거부 시 3개월 이내 중재신청 ③권리금 산정은 영업이익, 입지조건, 거래관행 등을 종합 고려한다. A씨가 권리금 5억원을 받을 예정이었다면, 임대인이 이를 방해할 경우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해진다.
임대료 인상률 제한의 실제 영향
또 다른 핵심 변화는 연간 임대료 인상률이 기존 9%에서 5%로 낮아지는 것이다. 이는 월세 200만원을 내던 상가가 다음 해에 최대 210만원까지만 인상 가능하다는 의미다. 기존 제도에서는 218만원까지 올릴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월 8만원, 연간 96만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필자가 지난 5년간 상가임대 분쟁 사례들을 지켜보며 느낀 점은, 임대료 급등이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임대료는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많은 소상공인들이 폐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5% 인상률 제한은 이런 상황에 일정한 브레이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임대사업자들은 초기 임대료를 높게 책정하려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건물주 입장에서의 계산법
건물주들이 반발하는 이유를 수치로 살펴보면 이해가 쉽다. 20억원짜리 상가건물을 소유한 B씨가 연간 2억원의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가정하자. 기존 9% 인상률로는 매년 1,800만원씩 추가 수익이 가능했지만, 5% 제한으로는 1,000만원에 그친다. 5년 누적으로 보면 4,000만원의 수익 감소가 발생한다.
더욱이 권리금 회수 방해 시 손해배상 책임이 강화되면서 건물주들의 임차인 선택권도 제약을 받는다. 임대인이 선호하는 업종이나 임차인으로 교체하려 해도 기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보장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로 인해 일부 건물주들은 아예 임대업을 포기하거나 상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 시행 후 예상되는 현실적 문제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는 여러 문제가 예상된다. 우선 권리금 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분쟁이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 같은 상가라도 업종, 매출 규모, 계약 조건에 따라 권리금 가치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중재기관의 역할이 중요해지는데, 현재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처리 능력으로는 급증할 사건들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임대료 인상률 제한을 피하기 위해 건물주들이 관리비나 기타 비용 명목으로 우회 인상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차인들은 이런 편법에 대응하기 위해 계약서 작성 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월세 외에 관리비, 공용부분 사용료 등 모든 비용 항목을 명시하고, 인상 기준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이번 개정안은 그간 약자였던 임차인의 지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법 제정만으로는 상가임대차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임대료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건물주들의 합리적인 수익도 보장하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제도 보완과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