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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 중소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적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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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국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이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갔다. 표면적으로는 '노동자 안전 강화'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조문을 뜯어보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는 사실상 생존 위협으로 다가오는 법안이다. 특히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전국 소상공인들의 우려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African man closing a store with a sign in Portuguese, wearing an apron.
자료 이미지: Pexels / Kampus Production

월 최소 200만원, 연간 2400만원의 추가 부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50인 미만 사업장이 새롭게 감당해야 할 비용을 구체적으로 계산해보자. 먼저 안전관리자 고용비용이다. 현행법상 50인 이상 사업장만 의무화되던 안전관리자를 20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 배치해야 한다. 안전관리자의 월 평균 급여는 350만원 수준이지만, 중소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준은 200만원 선이다.

여기에 안전교육비가 추가된다. 분기별 4시간씩 연 16시간의 교육을 전문업체에 위탁할 경우, 직원 1인당 연간 15만원이 소요된다. 20인 사업장 기준으로 연간 300만원의 추가 비용이다. 안전점검 장비 구입과 정기 점검비용도 만만치 않다. 가스검지기, 절연저항측정기 등 기본 안전장비만 구비해도 초기 투자비 500만원, 연간 유지비 200만원이 필요하다.

처벌 수위 강화로 인한 경영진의 실질적 리스크

더 심각한 문제는 처벌 수위의 강화다. 개정안은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에 대한 징역형 하한선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상향조정했다. 벌금 역시 기존 10억원 이하에서 연매출액의 5% 또는 50억원 중 큰 금액으로 대폭 늘었다. 연매출 20억원인 중소제조업체라면 최대 1억원의 벌금을 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필자는 지난 2년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실제 중소기업 현장을 수차례 방문하며 이들의 고충을 직접 목격했다. 한 금속가공업체 대표는 "직원 15명짜리 회사에서 매달 안전관리에만 300만원씩 쓰다 보니 정작 직원 급여 인상은 꿈도 못 꾼다"며 하소연했다. 법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영세업체들이 감당하기에는 현실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였다.

업종별 차등 적용의 필요성

개정안의 가장 큰 맹점은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건설업이나 제조업처럼 고위험 업종과 사무직 중심의 서비스업을 동일한 잣대로 규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중대재해 발생 통계를 보면, 건설업이 전체의 52%, 제조업이 28%를 차지하는 반면, 도소매업은 3%, 음식숙박업은 2%에 불과하다.

따라서 위험도에 따른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 고위험 업종은 현행 기준을 유지하되, 저위험 업종은 안전관리자 배치 의무를 완화하고 대신 온라인 안전교육 이수나 자율 안전점검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매출액 기준 단계적 적용도 고려할 만하다. 연매출 10억원 미만 영세업체는 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정부가 안전관리 컨설팅과 장비 구입 지원을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

무작정 규제만 강화하는 것보다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순서다. 정부는 중소기업 안전관리 지원센터를 권역별로 확대 설치하고, 공동 안전관리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인근 영세업체 5~10곳이 공동으로 안전관리자를 고용하면 개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현재 고용부가 시범 운영 중인 이 제도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안전관리 디지털화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AI 기반 위험 감지 시스템이나 IoT 안전장비를 중소기업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임대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월 20만원 수준의 임대료로 기본적인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면, 영세업체들도 충분히 감당 가능할 것이다.

노동자의 안전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기업이 문을 닫으면 일자리 자체가 사라진다는 현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번 개정안은 대기업 위주로 설계된 정책을 영세업체까지 일률 적용하려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국회는 법안 심의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더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단계적이고 현실적인 접근 방식으로 수정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