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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소상공인의 '생존권'인가 '족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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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통과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권리금 보호 강화와 임대료 인상률 제한 등을 골자로 한 이번 개정안이 실제 자영업자의 경영 환경에 미칠 파급효과를 면밀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African man closing a store with a sign in Portuguese, wearing an apron.
자료 이미지: Pexels / Kampus Production

개정안의 핵심은 명확하다. 임대료 연간 인상률을 기존 9%에서 5%로 낮추고, 권리금 회수 방해 시 손해배상 의무를 강화하며, 재계약 거부 사유를 제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 변화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별개 문제다.

임대료 인상률 5% 제한의 실제 효과

현행법상 연 9% 인상률이 5%로 줄어들 경우, 월세 200만원 상가 기준으로 연간 인상 가능 금액이 18만원에서 1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는 월 약 7천원, 연간 8만원의 부담 감소를 의미한다. 겉보기에는 소상공인에게 유리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문제는 임대인들이 이미 예상 인상분을 초기 임대료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신규 임대차 계약에서 보증금과 월세가 동반 상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년 후 5% 인상을 전제로 한 초기 가격 책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권리금 보호 강화, 그 이면의 함정

권리금 회수 방해 시 손해배상 의무가 강화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임대인 입장에서는 권리금 분쟁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아예 권리금이 없는 업종으로 임차인을 제한하거나, 단기 계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필자가 지난해 관찰한 강남구 한 상권에서는 법안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신규 계약 시 '권리금 없음' 조건이 급증했다. 임대인들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존 임차인들의 권리금 회수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재계약 거부 사유 제한의 양날 검

개정안은 임대인의 정당한 사유 없는 재계약 거부를 제한한다. 구체적으로는 ▲임차인의 차임 연체 ▲임대인의 직접 사용 필요 ▲건물 멸실·훼손으로 인한 안전상 위험 등 외에는 재계약을 거부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이 조항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직접 사용 필요'라는 사유가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임대인이 이를 악용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임대료 인상을 위해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고 싶지만, 표면적으로는 직접 사용을 이유로 내세우는 편법이 성행할 가능성이 높다.

자영업자가 준비해야 할 실질적 대응 방안

법안 통과를 앞둔 현시점에서 자영업자들은 몇 가지 실질적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현재 임대차 계약서를 재검토하고, 권리금 관련 조항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임대료 인상 시점과 비율을 정확히 파악해 향후 경영 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계약 만료를 앞둔 사업자라면 임대인과의 사전 협의를 통해 재계약 의향을 확인하고, 필요시 권리금 회수 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 법적 보호 장치가 강화된다고 해서 분쟁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개정안이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성 제고라는 본래 취지를 달성하려면, 법 시행과 함께 임대차 분쟁 조정 기구의 전문성 강화와 신속한 처리 시스템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 제도는 완벽해도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