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쿠키

[사설] 여야 정치공학의 민낯 - 국정감사 철학의 부재와 정치적 쇼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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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한국 정치권이 보여주는 모습은 여전히 실망스럽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진정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수행하기보다는 정치적 이익을 위한 각본 있는 드라마를 연출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여당과 야당 모두 국정감사를 통해 국정 운영의 문제점을 짚고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상대방을 공격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정감사의 본질 훼손, 정치쇼로 전락

국정감사는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핵심 권한 중 하나다. 행정부의 업무 전반을 점검하고 국정 운영의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본래 취지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는 국정감사 현장을 보면, 이러한 본질적 기능은 실종되고 정치적 공방과 네거티브 공격만이 난무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정부 정책을 무조건 옹호하는 데 급급하고, 야당 의원들은 정부를 흠집 내기 위한 트집잡기에만 몰두한다.

특히 주요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보다는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자극적인 발언과 퍼포먼스가 국정감사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는 국정감사의 품격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국정 개선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 국민들이 진정 궁금해하는 정책의 실효성이나 예산 사용의 적정성 같은 핵심 사안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민생 현안 외면하는 정치권의 무책임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들 중 하나는 경제적 불평등 심화와 청년층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 일자리 부족, 교육비 부담 등 서민들의 삶을 직격하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이러한 민생 현안보다는 정쟁에 쏠려 있다. 국정감사에서도 이런 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는 찾아보기 어렵고, 대신 정치적 스캔들이나 과거사 논쟁에만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여야 모두 당파적 이익을 위해 국민들의 실질적 관심사를 정치적 도구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진정한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는 상대방을 비난하는 재료로 사용하거나, 자신들의 정치적 성과를 과장하여 포장하는 데 급급하다. 이런 식으로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 개선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제도개선 없는 반복되는 악순환

한국 정치의 문제는 단순히 개별 정치인의 자질 문제를 넘어 구조적 차원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현재의 선거제도와 정당 시스템하에서는 극단적 대립과 제로섬 게임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비례대표제 확대, 정치자금 투명성 강화, 국정감사 방식 개선 등 근본적인 제도 개혁이 필요하지만, 기득권을 가진 정치세력들은 이러한 변화에 소극적이다.

특히 국정감사 제도 자체의 개선도 시급하다. 현재처럼 정치적 쇼에 치우친 방식보다는 전문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정감사 질의 시간 제한, 사전 자료 제출 의무화, 후속 조치 이행 점검 체계 구축 등 실질적 개선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지만, 정작 정치권의 의지는 부족한 상황이다.

시민사회의 각성과 정치 개혁의 필요성

결국 한국 정치의 근본적 변화는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감시와 압박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민들이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을 더욱 면밀히 관찰하고, 실질적 성과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또한 미디어도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선정적 보도보다는 정책의 실효성과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검증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동시에 정치권 스스로도 변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당파적 이익을 넘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진정한 봉사 정신을 회복하고, 건설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현안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현재와 같은 정치공학과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나 상생과 협력의 정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한 시사 사설로, 필자의 개인적 견해를 담고 있습니다.